경찰관,‘정보 빼주고 고급차 꿀꺽’
2010-11-29 09:55
3천300만원짜리 베라크루즈 1천350만원에 구입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조해현 부장판사)는 불법 대출업자 유모씨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주고 그 대가로 승용차를 헐값에 구입한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된 전 경찰공무원 손모(41)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하고 4900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불법 영업을 하는 유씨가 경찰관과 친분을 맺어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손씨가 경찰관으로서 직무와 관련해 승용차를 싼값에 구입하는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정보를 주고 뇌물 혹은 알선 대가로 자동차를 값싸게 산 점 등은 그 죄질이 나쁘지만 취득한 이득 대부분이 자동차 구입을 통한 차익금인 점, 뇌물로 받은 금품의 액수는 그리 크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씨는 2006년 10월부터 2008년 7월까지 경찰 수사를 받던 ‘자동차깡’ 업자 유씨에게 수사정보를 흘려주는 대가로 시가 3300만원의 베라크루즈를 1350만원에 사는 등 자동차 4대를 헐값에 구매하고 현금과 고급양주를 받는 등 총 4900만원의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동차깡은 신용불량자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신용카드 등으로 차량을 할부로 사도록 한 뒤 구입한 차량을 되팔아 차량 대금 중 70%만 의뢰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은 대출업자가 챙기는 방식이다.
그는 유씨와 관련된 사건의 경과 등을 알려주며 “경찰서에 근무하는 동생이 마티즈를 타고 다니는데 차량을 바꿔야 한다” “처가 이용할 수 있도록 SM7을 구입해달라” 등의 부탁을 한 것으로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