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국 육상, 금벼락에 '함박'웃음

2010-11-25 19:30

한국 육상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매일 예상치 못한 선전을 펼치면서 애초 목표치를 훌쩍 넘어섰다.

김덕현(25.광주광역시청)과 정순옥(27.안동시청)이 남녀 멀리뛰기를 석권한 데 이어 이연경(29.안양시청)이 25일 여자 100m 허들 결승에서 100분의 1초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벌써 금메달을 3개나 수확했다.

당초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대한체육회에 보고한 내부 목표치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였다.

금메달은 올해 13초00으로 아시아 선수 중 기록이 가장 좋은 이연경에게만 기대했다.

김덕현과 정순옥은 대회 직전 기록이 아시아 톱 수준에 근접했지만 기복이 심해 금메달 후보에서 뺐다.

전날 예선에서 13초22를 뛰어 사진 판독 끝에 조 3위로 결승에 올랐던 이연경은 이날 강호들이 뛰는 3~6레인에서 벗어난 7레인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참가 선수 중 두 번째로 빠른 스타트 반응속도 0.133으로 무섭게 치고 나가 폭풍같은 질주 끝에 13초23을 찍고 나탈리아 이보닌스카야(25.카자흐스탄)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정상을 밟았다.

각 종목에서 아시아 라이벌을 압도할만한 선수가 없는 현실에서 이연경의 금메달은 모처럼 예상이 현실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간 숱하게 기대를 걸었던 선수들이 대회 당일 컨디션 조절 실패와 전략 부재로 많은 실망을 안겼지만 올해에만 두 차례나 한국 기록을 바꿔 큰 신뢰를 얻은 이연경은 기록단축으로 얻은 자신감을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가 큰일을 해냈다.

또 상징성이 큰 남자 100m와 400m 계주에서 당한 실패를 허들 종목에서 만회했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전날 남자 110m 허들에서는 박태경(30.광주광역시청)이 13초48이라는 이번 대회 첫 한국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잦은 지도자 교체로 분위기가 흐트러진 여타 단거리와 달리 허들은 국내 지도자인 송연식(48) 코치와 러시아 출신 세르게이 티바소프(48) 코치와 호흡이 잘 맞았고 선수들도 성실히 티바소프 코치를 따라 이번 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티바소프 코치는 류샹(27.중국)의 유연한 허들링 대신 스피드와 힘으로 허들을 넘는 주법을 강조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1986년 서울대회에서 800m, 1,500m, 3,000m 3관왕을 달성한 임춘애 이후 이연경이 24년 만이다.

더군다나 단거리 종목에서는 이연경이 처음으로 금맥을 캐 기쁨은 배가 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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