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라디오 연설

2010-11-24 08:54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 인사 올립니다.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제 북한이 경기도 연평도 인근의 우리 민가(民家)에 직사포와 곡사포로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등 기습적인 무력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이번 북한의 기습 공격은 위협 차원의 단순 무력시위가 아니라 우리 영토를 공격하고 민간인을 겨냥한 악의적 무력 도발입니다.

교전수칙에 따라 자위권 차원에서 우리 군이 곧바로 대응 사격을 했습니다만, 안타깝게 우리 민간인을 포함해 군인 등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평화롭던 어촌 마을 연평도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고 그 인근은 마치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이유라도 무력 공격, 더욱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에 대해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침략을 자행해왔습니다.

금강산을 관광하던 우리 관광객을 북한군이 조준 사격해서 사망케 하는가 하면, 우리 영해를 침범해 서해 교전을 야기하고, 급기야 올 초엔 ‘천안함 폭침 사건’마저 일으켰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왔습니다.

그러나 천안함 희생 장병들에 대한 추모의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단지 3대 세습체제를 정당화하고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밖으로 돌리려는 비열한 술책으로, 민간인에 대해 공격하는 도발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이 보다 더한 야만성, 호전성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저 안상수와 한나라당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습니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어떤 방식이든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묻겠습니다.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행한다면 몇 배의 타격을 가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전쟁을 억지할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한 것은 정말 다행입니다.

아니, 지금보다 더 굳건히 하고 공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제 공조 체계도 강화해야 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주변국들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그래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할 수밖에 없도록 정부는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해주기 바랍니다.

저 안상수와 한나라당은 정부와 함께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당분간 당을 비상체제로 운영하면서, 야당과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이 어려운 시기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또한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통해서 국민생활과 밀접한 현안은 차질 없이 풀어나가겠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루머가 돌아다닌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야만적 북한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소모적 갈등과 분열이 획책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은 최근 자신들이 이미 가동하고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만천하에 공개했습니다.

핵 개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것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국제사회의 노력을 철저히 짓밟은 것입니다.

주민의 생존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호전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는 단호하고도 비상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위기를 증폭해 협상을 끌어내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관계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여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그리고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고 가려는 어떤 의도도 사전 봉쇄할 수 있도록 강력한 억제력을 가동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또다시 깊은 슬픔에 직면했습니다.

통절한 심정으로 이번 북한의 무력 도발로 전사한 장병들의 명복을 빕니다.

크나큰 슬픔을 당한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부상을 당한 주민과 장병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분노와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우리는 이 시련을 이겨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크게 놀라셨겠지만, 정부를 믿고 차분히 생업에 종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모으고 여러분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저 안상수와 한나라당은 우리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대한민국의 안위를 굳건히 하는데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s4174@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