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북한이 23일 오후 2시34분부터 1시간 가량 서해 연평도 북방 개머리 해안포 기지에서 연평도를 향해 해안포와 곡사포 100여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이날 도발로 인해 우리 군은 해병대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는 큰 피해를 입었으며, 1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또한 연평도 주민 3명이 부상을 입고 가옥이 여러 채 전소되는 등 주민피해도 발생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명백한 도발 행위에 대응해 서해 5도지역에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교전규칙에 따라 자위권 차원에서 즉각 북한 해안포 기지 인근으로 K-9 자주포로 80여 발의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공군은 F-15·F16 전투기 편대를 서해 5도지역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백령도 해안포 공격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단호히 대응하되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상황 발생 직후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해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참모들과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청와대 지하벙커에 있는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한민구 합참의장 등과 화상회의를 갖고 긴급 안보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했다.

이붕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우리 군이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서해 남쪽으로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하던 중 북한이 수십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고, 수발은 연평도에 떨어졌다"며 "이로 인해 연평도에 산불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해안포 도발 이후 즉히 북측 해안포 기지가 있는 육상을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하는 동시에 추가 도발을 하면 강력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5시55분께 남북 장성급회담 수석대표 명의로 북측에 보낸 전화 통지문을 통해 도발 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으로 강력 촉구했다.

연평도에서 북한이 발사한 포탄 수십발이 떨어지면서 1200여 명의 주민들은 섬 곳곳에 마련된 방공호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북측의 발포로 인해 주민 가옥 여러 채가 불타고 산불이 번지는 등 연평도 일대는 삽시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외신들은 북한이 연평도와 그 부근에 해안포를 대거 발사한 사실을 일제히 긴급 타전했다.

정경진 기자 shiw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