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확실이 여자가 강해"… 금메달이 증명

2010-11-23 13:04
한국, 일 제치고 중국에 도전할 유일한 나라 자리매김

(아주경제=베이징 이필주 특파원) 광저우에서 열리는 16회 아시안게임이 종반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한·중·일 3국간의 금메달 '삼국지'가 눈길을 끈다. 당초 예상대로 홈팀 중국의 독주가 시종 기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도전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축구, 양궁, 수영, 펜싱 등 주요 종목에서 라이벌 중국을 꺾으며 그 마나 유일하게 도전국의 체면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원래 스포츠 강국인데다 한 국가로 보기에는 너무 큰 대국이다. 더구나 이번엔 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른다. 22일 현재 메달 집계를 보면, 중국은 금메달을 154개나 획득해 자신을 제외한 33개 나라와 지구(홍콩, 마카오)의 금메달 합계(173)와 거의 맞먹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결국 중국 한 나라가 30개 국가에 버금가는 금메달을 따낸 셈이다.

그러나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한 가지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은 154개의 금메달 중 86개를 여자가 따낸 반면 남자는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5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이다. '여강남약(女强南弱)' 현상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한국은 남자 팀이 36개를 땄고 여자 선수가 20개를 따내 남자가 거의 배에 가까운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일본은 남자 선수가 17, 여자 선수가 12개를 획득했다. 남녀가 거의 반반 얻은 셈이다. 결국 금메달 전체 수는 한국이 중국의 1/3정도에 머물렀지만, 남자만 비교하면 중국과 한국이 각각 57개와 36개로 차이가 크게 줄어 듦을 알 수 있다.


평소 많은 사람들이 "중국은 여자가 드세다"고 말해왔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남존여비'의 유교적 전통이 강했다. 그러나 신()중국 출범 후 마오() 주석이 여성해방을 주창하고 '세상의 절반인 여성(半邊天)'의 사회참여를 보장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남녀가 대등하게 생활전선에서 활약하며 오히려 여권(女權)이 남권(男權)을 능가하게 된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중국여성의 권리가 남성 못지 않게 강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금메달 집계를 지켜보면서 이 같은 세간의 평가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한국 역시 여자 선수들이 갈수록 뛰어난 활약을 하는 것도 여성의 사회참여가 강화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china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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