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월 전기차 본격 시판…'그린카 전쟁' 발발

2010-11-24 16:56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중국과 함께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다음달 전기차가 본격 판매된다. 이로 인해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로 친환경 시장을 선점해온 도요타의 위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기술 발전과 함께 기존 친환경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체들이 속속 양산형 전기차를 선보이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술기획팀 김석준 책임연구원은 "기술 발전 추이나 기술 발전 추이나 인프라 등 기반 시설의 미비로 하이브리드와 같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하는 개념보다는 소형차를 중심으로 한 '커뮤터'(근거리 이동수단) 등 한정적인 용도를 중심으로 확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201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보급"

오바마 행정부는 석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에너지 소비행태를 시정하고,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적 자동차인 전기차를 '2015년까지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기차 구매자에게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우선 제너럴모터스(GM)이 다음달부터 자존심을 건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를 선보였다. 대당 4만1000달러인 볼트는 1회 충전한 배터리로 최장 64㎞까지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전원이 소진된 후에는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통해 전기를 계속 공급해 추가로 480㎞를 운행할 수 있다.

친환경 시장 만회 전략으로 전기차 개발에 주력한 닛산 역시 준중형급 '리프'를 출시, 12월부터는 일본과 미국, 내년 초부터 유럽에서 판매를 개시한다.

일본 옷파마 공장에서 지난 10월부터 생산된 리프는 24kWh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80kW급 영구자석형 모터를 구동해 최고시속 140km, 1회 충전 주행거리 160km를 구현했다. 판매가격은 3만2780달러로, 보조금 지급시 2만5280달러로 프리우스와 큰 차이가 없다.

양산형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생산한 미쓰비시는 '아이미브'(i-MiEV)를 내세운다. 아이미브는47kW 모터가 탑재, 최고시속 13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시간은 200V 기준 완속 충전은 7시간, 급속 충전은 30분이 소요된다.

◆유럽 업체, 전략적 대응 나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구체적인 전기차 양산 계획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친환경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타진한 이후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BMW는 전기차전기차에 대한 확실한 검증을 거친 뒤 오는 2013년 '메가시티 비이클'(MCV)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013년 골프 블루 'e-모션'과 'e-UP!'의 양산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부터 500대의 골프 블루 e-모션의 시범 운행을 계획하고 있다.

김석준 책임연구원은 "폭스바겐은 기존 TDI, TSI, eco-FUEL 등 저연비 내연기관에 투아렉 HEV 등 HEV 라인업을 추가하고 전기차 라인업까지 보강하면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엔진ㆍ변속기)이 혼재할 수밖에 없는 미래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 '블루온' 실증단계…"2013년 구매 가능"

반면 우리의 전기차 양산은 경쟁국 업체들에 비해 더딘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비록 현대ㆍ기아차의 '블로온'이 아이미브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의 양산형 전기차임에도 가격이 너무 높아 2013년께나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루온은 지난 9월 생산된 고속 전기차로 지난 1년간 정부가 94억원, 현대차가 306억원을 투자해 개발했다. 최고 시속은 130km로 한번 충전 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약 100km 안팎이다. 가정용 콘센트로는 약 6~8시간, 급속충전기로는 10~30분 정도 충전하면 80% 이상 충전된다.

명지대학교 경영학부 허동환 교수는 "향후 배터리의 고성능화와 코스트다운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전기자동차 차량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분간은 정부의 보조가 필요하며, 관공서에서 적극적으로 전기자동차를 구입해 보급에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ironman1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