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북한 선수단, 핸드폰 하나 없어"
2010-11-15 13:35
(아주경제 조용성 기자) 어디를 가든 철저한 비밀 행보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는 북한선수단. 이번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도 예외는 아니었다.
15일 신민완바오(新民晩報)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나타난 북한 남자 농구선수단의 모습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북한팀은 지난 13일 중국 광저우 황푸(黃浦)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농구 예선 A조 홍콩과의 경기에서 78-71로 이겨 본선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북한선수단의 절제된 모습은 현지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우선 북한 선수단의 유니폼과 농구공, 트레이닝 복은 모두 저렴한 중국브랜드였다. 상대편인 홍콩팀이 모조리 나이키로 도배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선수들은 경기전 몸을 푸는 시간에도 마치 군인처럼 자신의 외투를 각을 잡아 정리해 두었다. 훈련할 때에도 생수를 자유롭게 마실수 없었다. 생수는 한사람 당 한병씩 배당됐다.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을 떠날때 선수들은 빈 생수병을 포함한 자신의 물건을 모조리 가져가 북한팀 벤치는 마치 사용한적 없는 것처럼 깨끗했다고 한다. 수건과 생수병 등이 어지러이 놓여 있던 홍콩팀 벤치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북한팀의 검소한 태도도 눈길을 끌었다. 홍콩과의 경기를 며칠 앞둔 연습경기에서 주최측이 세탁을 해주겠다고 했으나 북한팀은 "자신의 옷은 자신이 빨아 입습니다"라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또 "팀에 핸드폰을 가진 사람이 한명도 없으니, 연락하기 편하게 핸드폰을 한대 빌려달라"며 상대팀에게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비밀스런 행보도 단연 화제거리였다. 지은식 감독은 홍콩과의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북한농구협회비서장인 오흥룡이 대신 참석했다. 오 비서장은 대외교류를 책임진 유일한 북한관료로, 선수들이나 감독에 대한 취재요청을 모조리 거절하고 있다고 신민완바오가 전했다.
오 비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팀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심적인 고통은 있겠지만, 선수들에 대한 처벌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민완바오는 오 비서장의 말 속에는 지난 남아공 월드컵서 참패를 당한 북한 축구대표팀이 광산노역에 처해졌다는 소문을 염두에 둔 듯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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