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G20정상회의] 국격 걸맞은 시민의식 빛났다

2010-11-12 16:51

(코엑스=특별취재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2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배경에는 한층 성숙해진 시민의식이 있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는 다르게 이번 행사 성격이나 의제들이 일반인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지만, 시민들은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자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찰도 인력을 최대한 동원, 각국 정상의 경호ㆍ경비 업무에 최선을 다해 국가적 대사의 성공적 마무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부 당국이 행사기간에 악취를 없앤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분뇨반입을 금지하는 등 시민불편을 과도하게 강제한 점 등은 옥에 티로 지적됐다.
 
서울 시내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가운데 치러진 이번 행사 기간 시민들은 될 수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율적 차량 2부제에 동참하는 등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행사 첫날인 11일 오전 평소에 꽉 막히던 강남지역 출근길 차량 흐름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오전 7∼9시 주회의장인 코엑스 옆 포스코사거리의 교통량이 일주일 전에 비해 78.1%나 감소하는 등 강남지역의 교통 상황은 마치 `휴일 풍경'을 보는 듯했다.

둘째날 오전에는 코엑스 주변 도로가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면서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고, 2부제 참여도 전날에 못 미쳐 보였지만 많은 시민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여전했다.

지하철 2호선이 삼성역에 무정차 통과하면서 인근 종합운동장이나 선릉역에서 내린 시민이 대거 삼성역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외국에서 열린 G20 행사 때마다 과격ㆍ폭력 양상으로 흐르던 반대 집회도 충돌없이 마무리된 것을 놓고 우리의 시위 문화가 한층 성숙해진 반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회의장이나 각국 정상의 숙소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제외하곤 기습 시위 같은 돌발상황도 벌어지지 않았다.

세계화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폭력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내면서 서울이 '평화로운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