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00년의 역사, 회화와 유물로 만난다
2010-11-11 17:26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특별전’
장 바티스트 앙드레 다고티 作 ‘궁정 대례복을 입고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그림1) |
(아주경제 오민나기자)프랑스 절대 왕정시대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유물과 회화가 한국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예술의 전당,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궁과 SBS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특별전’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은 연간 약 1200만 명의 외국 관광객이 방문하고 13개 국어로 안내서를 발행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광지다.
이번에 전시되는 국보급 회화와 유물에는 프랑스 절대 왕정의 전성기인 '태양왕 '루이 14세부터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시대까지 약 200여 년의 프랑스 역사가 담겨져 있다. 특히 국보인 루이 14ㆍ15ㆍ16세의 공식 초상화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주목을 끄는 작품은 단연 마리앙투아네트를 그린 초상화다. 숱한 화제를 뿌리며 끝내 단두대의 이슬로 삶을 마감한 그녀는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는 만화영화와 만화책으로 우리에게 낯익은 인물이다.
이야 생트리고가 그린 ‘루이 14세의 초상화(그림2)’ 속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루이 14세는 이 작
이야생트리고作 '루이 14세의 초상'(그림2) |
품에서 담비 털을 덧댄 황금백합 무늬의 파란색 망토를 입고 있다. 담비털 망토는 왕과 왕비가 궁정의 공식 예식 때만 입었던 귀한 대례복이다. 파란색 왕토의 백합 문양은 ‘순결’의 상징이자 부르봉왕가를 뜻한다. 가톨릭에서 성녀 마리아가 성부와 성자의 중개자 역할을 하듯 왕 역시 신과 인간의 중개자임을 나타낸다.
왕이 차고 있는 대관식용 검은 일명 ‘샤를마뉴의 검’이다. 금으로 제작돼 보석으로 장식한 이 검은 부르봉 왕가의 샤를마뉴 대제가 카페왕조와 카롤링고 왕조를 통합했음을 나타낸다. 왕가의 정통성을 상징한다.
그의 왼쪽에는 ‘정의의 손’이 놓여져 있다. 정의의 손은 왕의 사법권을 상징하며 상아로 만들어진 세 개의 손가락은 ‘왕’ ‘이성’‘자비’를 의미한다.
베르트랑 롱도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궁 전시 위원은 전시회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많은 학예사들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베르사이유에 있는 작품 그대로를 다 옮겨 놓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면 한국 관객에게 프랑스 왕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서 들려줄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백미(白米)라 불리는 ‘거울의 방(사진1)’ 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 노력은 그래서 더 돋보인다.
베르사이유의 궁전 '거울의 방'(사진1) |
지금까지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특별전은 미국ㆍ중국ㆍ일본에서만 열렸다. 프랑스와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가 아직도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지금, 프랑스 문화를 다루는 전시회를 여는 것이 과연 시기적으로 적절한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공들여 준비한 전시인만큼 장 자크 아야공 베르사이유 궁 대표의 말처럼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의 비교로 우리 문화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전시장의 왕실 가계도를 참조하거나 전시 전 간단한 프랑스 역사나 미술사를 알고 간다면 이번 전시가 더 뜻 깊을 수 있다 .
베르사이유의 화려한 유물과 역사를 담은 회화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내년 3월 6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계속된다. 도슨트 설명은 평일에만 운영하며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
자세한 사항은 http://www.versailles2010.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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