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수신 경쟁… 신협 '한판승'

2010-11-05 18:36

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 2금융을 대표하는 이 세 업권 간 수신 경쟁에서 승리의 깃발을 꼽은 곳은 어디일까.

신협이 나머지 두개 업권을 제치고 금융소비자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신협·상호금융 간 수신 잔액을 비교한 결과 상호금융이 지난 8월 말 현재 204조15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저축은행(75조7487억원)의 2.7배, 신협(39조2157억원)의 5.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상호금융 수신이 많은 것은 전국 단위 농·수협이 포함돼 있기 때문.


하지만 수신 증가율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다르다.

전년 동월 대비 수신증가율은 지난 8월 현재 신협이 20.0%로 가장 높았다. 저축은행(11.0%)·상호금융(10.9%) 등의 2배에 달하는 증가세다.

신협 예금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신협 예금은 위기 이전까지는 전년 동월 대비로 2~10%의 분포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20%대로 상승하던 저축은행이나,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한 상호금융에 크게 못 미친 것.


하지만 위기 이후 지난 2009년의 경우 연간 31.3%이나 증가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섰다. 올 들어서도 매월 2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수신 증가율은 위기 이후에도 예년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전년 말 대비 상승률이 저축은행 3.4%(8월 말 현재), 상호금융이 5.7%인데 비해 신협은 12.7%에 달한다.

신협 예금의 인기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저금리기조가 장기화하며 예금금리가 뚝 떨어져 저축은행·상호금융의 금리 메리트가 상실됐기 때문이다.

금리면에서는 여전히 저축은행이 4.47%(1년제 예금, 9월 말 현재)로 신협(4.26%)과 상호금융(4.04%)보다 높다. 하지만 신협 예금은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또 신협이나 상호금융은 해당 지역주민이나 조합원 등을 상대로 영업하기 때문에 은행과 경쟁할 필요가 없어 안정적으로 수신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역농협 등은 알음알음 영업하기 때문에 마땅한 경쟁 상대가 없다"며 "반면 수도권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경쟁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고득관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