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축 부동산 점검..집값 '바닥론' 달군다

2010-11-03 16:29

집값 바닥론이 부산, 대전 등 경부축 집값 상승을 시작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에서는 신규 분양주택 청약률이 높아지고 있고, 대전 등 충청권에서는 전세값 상승세가 집값 매매 움직임으로 이어지며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다. 수도권은 아직 상승세는 아니지만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

정부도 경부축 지방 대도시 집값 상승 원인에 대한 분석 및 현지조사에 들어갔다. 주택거래 침체를 막기 위해 8·29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두달여 만이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부산, 대전 등 일부 지방 대도시의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분양시장이 활기를 띰에 따라 다음주 초 지방 5대 광역시 부동산시장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경부축 집값 상승, 왜? = 부산, 대전, 대구 등의 부동산이 해빙모드에 들어간 것은 지역개발 호재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선 부산과 동대구를 잇는 경부고속철도 2단계가 완료되면서 서울과 부산이 하루 통근시간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부산이나 대구의 경우 몇년동안 신규분양 물량이 없었다. 따라서 이를 기다려온 대기수요가 최근 신규 청약시장을 떠받쳤다는 분석이다.

대전 등 충청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정안 등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개발이 늦어졌던 세종시가 원안대로 행정도시로 개발키로 하고 이달 첫 아파트 분양이 시작되자 인근 부동산도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방발 집값 상승, 바닥론 부상 = 일부에서는 부동산 열기가 경부축을 타고 수도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열기가 거래활성화로 이어진다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8·29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은 일부 실거래가 살아나면서 집값 하락폭이 줄어들고, 전셋값도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부동산 가격 변동률은 지난 2월 0.2%에서 8월 -0.4%로 계속 하락폭을 키워오다 9월 -0.2%, 10월 -0.1%로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 전체로도 3월 0.1%, 4월 -0.1%, 5월 -0.3%, 6월 -0.4%, 7월 -0.5%까지 내림세가 커지다가 8월 -0.4%, 9월 -0.2%, 10월 -0.1% 등으로 내림폭이 잦아지고 있다.

더구나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집값 바닥론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정부, 시장에 규제 시그널 던졌다 = 정부는 분위기가 이 같이 흐르자 시장 점검이라는 명목을 내걸고 집값 안정세 유지에 나섰다. 현장 점검 대상지역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대 광역시다.

진현환 국토부 과장은 "경부축 집값 상승이 일시적 공급부족으로 나타난 현상인지, 주택 구입에 대한 심리가 개선 됐기 때문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방에서 시작된 부동산 열기가 수도권으로 확산돼 집값 안정 기조를 깨트리는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도권 부동산 거래가 안돼 매매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미분양 추가 양산, 건설시장 장기 침체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더구나 지방발 부동산 열기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국토부의 행보는 정부가 현장점검으로 자칫 규제강화를 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던진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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