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적십자회담, 상봉 정례화 합의도출 실패

2010-10-27 18:06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남북 적십자회담이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열렸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자는 우리측 제안에 대해 북측이 인도적 지원과 금강산관광 재개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이에 따라 상봉 정례화와 북측이 요구한 대규모 지원 등의 문제는 내달 25일로 예정된 차기 적십자회담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27일 "북측은 전날 회담에서 쌀 50만t과 비료 30만t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오늘 오전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의 요구에 대해 우리 측은 이런 대규모 지원은 적십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당국에서 검토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은 우리 측이 제시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비롯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쌀, 비료를 제공하면 풀어갈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산가족 문제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연계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은 상봉 정례화를 위해서는 상봉장소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실무회담이 빨리 개최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표단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와 생사주소 확인, 서신교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월25일 남측 지역인 문산에서 차기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쌀과 비료 등 대북 인도적 지원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차기회담을 개최하는 데는 북측도 동의했다.

회담 관계자는 북측의 금강산 관광 재개 요청과 관련,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관광 문제는 별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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