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바닥 다지기' 팔 걷은 여야 비례대표
2010-10-15 08:55
19대 총선 위해 '벌써' 주민과 스킨십 강화
한나라, 강남 인기.. 민주, 전대 후 관망세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오는 2012년 4월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역구 입성을 노리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얘기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몇몇 지역은 '유명'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마예정지로 점찍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해당 지역의 현역의원들마저 자못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정치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추석연휴를 전후로 지역구 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늘고 있다"며 "국정감사 기간에도 틈틈이 이런저런 지역구 행사를 찾아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전통적으로 자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서울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와 '준(準)강남권'인 경기도 분당 등이다. 분구 대상으로 거론되는 경기도 용인이나 한나라당 현역의원이 없는 수도권 지역구도 '인기' 지역으로 꼽힌다.
강남의 경우 나성린ㆍ이춘식 의원 등이 거론되며, 당 대변인 출신의 조윤선 의원은 서초지역 출마설이 파다하다. 강동에선 시의원을 네 차례 지낸 임동규 의원이, 그리고 용인에선 이은재ㆍ김옥이 의원 등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숙미 의원은 경기 부천 출마 얘기가 나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보궐선거 사유가 생긴 성남 분당을과 '성희롱 파문'으로 당에서 제명된 강용석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아울러 호남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광주 출마 의사에 변함이 없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의 일부 재선급 이상 지역구 의원들은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등의 조직기반을 야권에 대거 빼앗긴 터라 사석에서 '잠재 경쟁자'인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험담을 늘어놓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한다.
민주당은 전혜숙 의원과 김상희 의원이 지난 3월 각각 서울 광진갑과 경기 부천 소사의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돼 '말뚝박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다른 상당수 비례대표 의원들은 10ㆍ3 전당대회 이후 당내 세력구도 재편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때문인지 대체로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대변인 출신의 김유정ㆍ전현희 의원 정도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출마 지역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에선 국회 최다선(7선)인 조순형 의원의 서울 강북지역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장수 여성대변인으로 활동 중인 박선영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각에선 고향인 강원지역 출마를 고민한다는 얘기도 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희 의원은 이미 다음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같은 당 홍희덕ㆍ곽정숙 의원은 각각 경기도 의정부와 광주 남구에 사무실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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