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회의 환율 갈등 '주먹다짐' 벌어질 것"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이 '환율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오는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금융개혁을 논의하고 저개발국에 자국의 개발정책을 알리려는 한국의 바람과 달리 환율을 둘러싼 '주먹다짐(fist fight)'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FT는 한국이 "서울의 콘크리트 정글 안에서 뉴 브레턴우즈 협정(국제 금융체제 개혁) 대신 패싸움을 주재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회의에서 각국이 환율 문제로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아울러 지난 9~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서 주요국이 중국 위안화 절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다국적 기구가 할 수 있는 두 가지 협력 방법도 제시했다.
'집단행동에 대한 죄수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회원국들간의 논의와 설득을 통해 국제적으로 협력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FT는 특히 각국이 같은 분석과 해결책을 갖고 있다면 다른 국가가 나서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그러나 환율 갈등은 국제통화기구(IMF)가 주장하듯 '협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세계관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경제의 불균형이 저평가된 위안화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경상수지 및 재정 적자가 초래한 결과로 보는 반면, 미국은 아시아 각국의 과도한 저축이 자국의 적자를 낳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또 신흥국들은 위안화 환율 조작이 자국 제조업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는 동시에 달러화 자본이 유입되는 상황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유럽 중앙은행과 정치인들 역시 환율 인상을 감당하면서 주요 경기부양책인 양적완화를 수용할 만큼 확신에 차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FT는 "어떻게 세계가 돌아가는지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는 어떤 행정절차나 외교 전문가를 통해서라도 '협력'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도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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