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시금리만 믿었다간 '이자폭탄'

2010-10-10 11:59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시중은행이 매달 고시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 수치만 믿고 영업창구를 찾았다간 '이자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일부 은행은 고시금리와 실제금리차가 2%포인트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8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5.25%라고 고시했지만, 실제 고객에게 대출된 최고금리는 7.46%였다.

특히 지난 5월 말에는 최고금리가 4.81%라고 고시했지만, 당시 실제 최고금리는 7.79%로 금리차가 2.98%포인트에 달했다.


고시금리만 믿고 은행을 찾은 고객이 1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한다면 당초예상했던 것보다 연 300만원 가까이 이자를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8월말 현재 최고 고시금리가 5.90%였지만, 실제금리는 6.99%로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SC제일은행은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를 모두 고시하는 다른 시중은행들과 달리 최저금리만 공개해 소비자의 오해를 부를 소지가 없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말 SC제일은행의 실제취급금리는 최저 4.11%로 고시금리 4.43%보다 오히려 낮았다.

그러나 최고금리가 어느 정도인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고시금리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8월말 현재 SC제일은행의 실제금리는 최고 6.93%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들은 가산금리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영업창구에선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고시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해 대출하기 때문에 실제금리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는 것.

그러나 우리은행의 경우 최고 고시금리와 실제 최고금리가 동일하고, 하나은행의 경우엔 최고 고시금리(6.20%)보다 실제 최고금리(5.49%)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헌 의원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은행들이 실제 영업창구에서 적용되는 금리를 고시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들도 주거래은행을 선택하기 전 반드시 실제금리 수준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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