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전세계 富 72% 증가"
지난 2000년 이후 10년간 전 세계 부(富)의 규모는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인구 44억명이 보유한 재산은 미화 195조 달러로 2000년 이후 72% 증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는 이날 처음으로 발표한 '세계 부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에서 이러한 부의 증가세가 지속돼 2015년에는 세계 성인인구 재산 규모가 31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구성별로 보면 부동산을 포함한 비금융자산이 115조 달러였으며 가계부채 37조 달러를 상쇄한 금융자산이 117조 달러였다. 지난 10년간 금융자산은 75조 달러에서 115조 달러로 56% 상승했으며 비금융자산은 57조 달러에서 115조 달러로 202%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전 세계 부가 증가하는 원동력으로 신흥시장의 활발한 경제 성장을 지목했다. 금융자산보다 비금융자산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 이유 역시 신흥시장의 부가 비금융자산에 몰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신흥 시장 가운데서도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의 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200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중국은 총 가계재산이 16조5천억 달러로 집계돼 미국(54조6천억 달러), 일본(21조 달러)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지금까지의 성장 추세가 계속되면 2015년에는 중국의 총 가계자산이 현재보다 112% 증가한 35조 달러에 이른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부국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못지 않다. 인도의 부는 10년 새 3배나 증가해 3조5천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인도네시아는 5배나 뛰며 1조8천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국가들의 성인 한 명당 평균 자산규모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평균 자산규모 성장률은 100~400%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10년 새 384% 뛰며 1만2천112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상승률인 4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성인 한 명당 평균자산은 7만751 달러로 세계 47위를 기록했다.
1인당 평균자산이 가장 많은 나라는 스위스(37만3천달러) 2위는 노르웨이(32만6천530달러)였으며 3, 4위는 아태지역에 속하는 호주(32만1천달러)와 싱가포르(25만5천488달러)가 차지했다.
가계 부채 총액은 미국이 13조9천700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4조3천490억 달러)과 독일(2조350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부의 피라미드 꼭대기를 차지하는 전 세계 억만장자 1천 명 가운데 245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230명은 유럽, 500명은 북미에 각각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라미드의 두 번째 층은 평균 개인 재산규모가 5천만 달러 이상인 부유층 8만여 명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S 아.태지역 CEO인 오사마 아바시는 "이번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전 세계 부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