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수영 신기록 '봇물'…'희망 보인다'
박태환(21.단국대)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한국 수영이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한 달가량 앞두고 열린 제91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경기 첫날부터 한국신기록이 잇따라 나오면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첫날인 7일 함찬미(16.북원여고)는 여자 고등부 200m 배영 경기에서 자신이 지난 7월 MBC배 수영대회에서 세웠던 한국기록인 2분12초87을 2분12초79로 다시 앞당겼다.
자유형 400m에서는 지예원(18.관양고)이 4분14초94로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이지은이 세웠던 종전 한국기록(4분14초95)을 4년 만에 단축했다.
8일에도 접영 200m 경기에서 지난해 고등학생으로 전국체전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웠던 최혜라(19.오산시청)가 자신의 기존 기록에 0.29초 앞선 2분07초22로 우승하면서 '기록 풍년'을 이뤘다.
이들의 기록을 포함해 8일 현재까지 올해 한국 수영에서는 6개의 한국신기록이 쏟아졌다.
세계신기록이나 아시아기록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꾸준히 한국신기록이 나오는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국제수영연맹이 올 1월부터 신소재로 만든 전신 수영복 착용을 금지해 한동안 후유증을 겪은 후 7월 MBC배 대회부터 신기록이 나오고 있어 의미가 더 크다.
한국 수영이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는 것은 올해 3월 취임한 이기흥(55) 대한수영연맹 회장의 적극적 지원과 지도자들의 열정, 선수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취임 당시 수영 저변 확대와 재정 자립 등을 강조했던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재정과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고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을 지원하는 등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다.
또 야외수영장 등 시설을 확대하고 '꿈나무'를 육성하는 등 수영 저변을 넓힐 장기적인 계획도 마련했다.
노민상 국가대표팀 감독 등 코치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큼이나 '포스트 박태환'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현재 중고등학생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유망주 발굴에 힘쓰고 있다"면서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새로운 대표감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이 좋은 성적을 내고 난 후 수영 인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중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면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 감독은 "지도자 한 명, 선수 한 명이 잘해서 알려지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마음 놓고 운동할 시설을 만들고 좋은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영연맹은 경영 종목을 지원하는 것 외에 중국에서 다이빙 코치를 영입하는 등 종목 간 균형에도 힘쓰고 있어 한국 수영의 앞날은 점차 밝아지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