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이재오와도 ‘뼈 있는 한 마디’
2010-10-08 13:16
“민주당에도 서광” 덕담에 “정부·여당 잘못하면 정권 빼앗아오겠다”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여권을 겨냥한 ‘뼈 있는’ 한 마디는 8일에도 계속됐다.
손 대표는 전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에 이어 이날 당 대표 취임 축하 인사차 국회를 찾은 이재오 특임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덕담 속에 사뭇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손 대표는 “정부·여당이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우리가 (정권을) 빼앗아오겠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손 대표에게 거듭 당 대표 당선 축하인사를 건넨 이 장관은 “손 대표가 그간 여러 가지로 잘 해왔기에 민주당에 서광이 비친다”고 덕담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잘 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정부·여당이 잘 해야 한다”면서 “지금쯤이면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얘기하지 않아도 되면 좋을 텐데 아직도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후퇴, 훼손을 얘기한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독선과 독주란 표현을 많이 쓰고, 국민 위에 군림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특히 그는 “이번에 나를 당 대표로 뽑아준 건 대의원이지만, 대의원의 결정은 국민의 마음에 따른 것”이라면서 “(국민의 뜻은) ‘이명박 정권은 안 되겠으니까 민주당이 한 번 나서보라’는 것이다. 그간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겐 지난 대통령선거 이후 패배의식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자신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과 이 장관 모두 지난 1964년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에 나섰던 ‘6·3세대’임을 들어 “역사와 세계 환경변화에 따라 정치도 바뀌어야겠지만 지킬 건 또 지켜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가치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정부도 제1야당의 뜻을 항상 존중토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손 대표가 지적한 부분은 어느 정권에서나 있었던 것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아직도 부패나 불공정이 사회 곳곳에 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데, (국민은) 정치권과 공직사회에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공정사회 실천’에 앞장서야 국민이 정치권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고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손 대표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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