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페루 바르가스 요사 (종합2보)

2010-10-07 22:17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으로 한국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2010년 노벨 문학상은 남미의 대표적 저항작가인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74)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권력 구조의 도해적 완성, 그리고 개인의 저항과, 봉기, 패배에 대한 정곡을 찌르는 묘사"를 높이 평가해 그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남미 출신의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1982년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후, 중미를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1990년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 이후 처음이다. 최근 6년간 노벨문학상은 5명의 유럽 작가와 1명의 터키 작가가 수상해 지나치게 유럽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현재 뉴욕에 머물고 있는 그는 한림원의 발표 후 콜롬비아 RC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 "이번 수상은 라틴아메리카 문학과 스페인어권 문학에 대한 평가로, 우리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로 남미의 정치 부패와 군사독재를 파헤쳐 온 바르가스 요사는 1995년 스페인어권의 최고 영예인 세르반테스 문학상을 받는 등 문학계의 세계적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녹색의 집' '세계 종말 전쟁' 등의 대표작에서 정치, 사회적 주제를 다뤘고 1990년에는 페루 대선에 직접 출마하는 등 현실 정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바르가스 요사는 1963년 레온시오 프라도 군사학교 재학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덕적 부패와 위선, 폭력으로 얼룩진 현실을 비판한 '도시와 개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1965년에는 홍등가를 배경으로 한 '녹색의 집', 1969년에는 '대성당에서 대화'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도시와 개들'이 1966년 '영웅시대(The Time of the Hero)'라는 제목의 영문판으로 출간되면서 세계 문학계에서 큰 명성을 얻었으나 국내에서는 군사학교 관계자들에 의해 1천여 부가 소각되는 등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936년 3월 28일 페루 아레키파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그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외가에서 자라다가 2살 되던 해 외교관이었던 외할아버지를 따라 볼리비아로 이주했다.

1946년 페루로 돌아온 그는 레온시오 프라도 군사학교를 거쳐 페루 수도 리마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문학과 법학을 공부했다.

 1959년 파리로 이주한 그는 그곳에서 스페인어 교사와 AFP 통신 및 프랑스 국영 방송의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미국과 남미, 유럽의 여러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강의를 해왔으며,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소재 프린스턴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페루 군사정권으로부터 총리직을 제의받았으나 거부한 이후 1990년에 페루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알베르토 후지모리 후보와 맞붙었다가 낙선했다.

마드리드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30여 편의 소설, 희곡, 수필을 썼으며 이중 20여 편이 영어로 번역됐다.

한편 최근 수년간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은 이번에도 발표 직전까지 유력 후보로 알려졌으나 다시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독일 헤르타 뮐러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정확히 예언했던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DN)의 문학 에디터인 마리아 쇼테니우스는 전날 노벨문학상이 고은 시인이나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에게 돌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으며 스웨덴 국영 SVT 방송도 고은과 아도니스를 유력한 수상자로 꼽았었다.

이밖에 작사가 밥 딜런, 알제리 여류시인 아시아 제바르나 캐나다의 앨리스 먼로, 케냐 소설가 은구기 와 시옹오, 미국 작가 코맥 매카시와 필립 로스, 조이스 캐럴 오츠, 토머스 핀천,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등도 후보군에 올랐었다.

바르가스 요사에게는 1천만 스웨덴크로네(한화 약 16억8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거행된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4일)과 물리학상(5일), 화학상(6일), 문학상 수상자는 이미 확정됐으며 평화상과 경제학상은 8일과 11일 각각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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