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점 도달한 환율, 트리플 강세 막내리나?

2010-10-07 15:40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주식ㆍ채권ㆍ환율의 역학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에 근접하면서 원화가치 고평가 논란이 일어나고 있고,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인한 자산시장 동반강세 현상이 계속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을 하향 돌파할 경우 국내 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원화 강세에 베팅한 외국인들이 원ㆍ달러 환율 1100원을 임계점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주식과 채권, 환율이 맞물려 돌아가는 가운데 결국 유동성 장세가 외국인에 의해 시작된 만큼 외국인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예전같지 않은 외인의 움직임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9월 채권 장외시장 동향 분석'에 따르면 9월중에도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3조60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하반기들어 순매수 규모는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에는 6조7000억원, 8월에는 5조7000억원 순매수해 3분기 외국인 채권 순매수 규모는 총 16조원이다. 올 상반기 42조5000억원 순매수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규모다. 4분기에도 외국인이 원화채권 매수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은 낙관하기 어렵다.

지난 6일 간밤 미 국채는 강세를 보였음에도 국내 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환율의 가파른 하락이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도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주식시장 강세는 채권시장에 비해 다소 뒤늦은 감을 보이면서 환율 우려감이 크지 않지만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참여자들은 환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1997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일별 원ㆍ달러 환율과 외국인 매매 흐름을 비교 분석한 결과 1100원 이하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이 제시한 블룸버그와 증권전산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환율구간별 외국인 매수강도가 1100원에서 급격하게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1100원 이상을 저평가 국면, 1100원 이하를 고평가 국면으로 볼 수 있다"며 1100원에 근접할수록 환차익 기대가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100원선 이탈이 외국인 매수 강도 약화에 영향을 주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오히려 가장 많이 사들였던 환율 구간이 상향 돌파될 때(원ㆍ달러 환율 오름세)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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