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동남아·중국본토펀드, ‘환매와 완판 사이’
2010-10-04 15:05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성적 1등의 우등생펀드가 홀대받고 있다. 정작 애정공세를 받는 펀드는 따로 있다. 인도 및 신흥아시아펀드와 중국본토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펀드 중 연초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1일 기준)을 기록한 것은 신흥아시아펀드다. 이 펀드는 같은 기간 23.68%의 성과를 달성했다. 3년 수익률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했다. 다음으로 인도펀드가 올해 21.05%의 수익을 얻었다. 인도펀드는 3년 수익률에서 21.87%로 최상위에 자리했다.
두 펀드 모두 향후 전망도 밝다.
이수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할 때 동남아 증시가 아직 고평가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단기 급등에 따라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신흥아시아펀드는 당분간 우수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자금을 빼내고 있다. 자금 유출 폭이 점차 줄고 있지만 신흥아시아 및 인도 펀드는 연초이후 각각 2104억원, 5503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PCA자산운용의 국내 최초 중국본토 주식형펀드인 ‘PCA 차이나 드래곤 A Share 주식형펀드’가 지난 3개월간 2000억원 가까운 신규 자금을 모집하면서 중국정부로부터 승인 받은 투자한도(QFII Quota)를 모두 소진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4일부터 펀드의 추가 판매가 잠정 중단된다.
이번 추가판매 중단은 ‘PCA 차이나 드래곤 A Share 증권투자신탁 제A-1호[주식]’ 펀드와 ‘PCA 차이나 드래곤 A Share(환헤지) 증권투자신탁 제A-1호[주식]’펀드 모두에 적용된다.
중국본토펀드는 국내 및 해외 주식형펀드에 대한 대규모 환매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487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성과 면에서는 부진하다. 연초이후 중국본토펀드의 수익률은 -6.88%에 불과하다. 이는 해외펀드 중 일본펀드를 제외하고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최근 3개월 성과가 13.77%에 상승세를 타나 했지만 최근 1개월 2.69% 수익률로 다시 정체기에 빠졌다.
펀드전문가들은 성적과 일치하지 않는 자금 움직임의 원인을 장기 수익 기대감으로 분석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지금 펀드에 자금을 넣는 투자자들은 3년 혹은 5년 후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며 “현재 중국본토증시가 정책 탓으로 오래기간 조정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가격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중국본토펀드는 작년과 올해에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데 그로 인한 초기자금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탓으로 상대적으로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파악했다.
인도와 신흥아시아펀드 환매에 대해서 김 연구원은 “현재 이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도 “장기 손실 구간에 있던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환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근접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친근하며, 국내에서 경제관련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어 리스크에 대한 파악이 용이한 점도 있다”며 “같은 동북아경제권에 위치하고 있고 수출과 수입에 영향도가 높다는 점도 중국본토에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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