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로 해외 발전소 지분확보한 첫 사례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한국전력공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루손섬 바탕가스 지역의 1500MW급 산타리타·산로렌조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인수는 유수한 해외 전력회사들과의 국제경쟁입찰을 통해 확보한 국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한전측은 전했다.

한전이 영국 가스개발 전문업체인 BG그룹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이 발전소는 필리핀 최대 배전회사인 메랄코(Meralco)와 25년간 장기 전력공급계약을 통해 루손섬 전역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지난해 기준 10억 달러 규모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한전은 4억 달러가량을 들여 대주주인 퍼스트 필리핀社와 채권은행단 측의 거래 승인 후 지분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퍼스트 필리핀은 필리핀 최대재벌 로페즈 계열의 민간 발전회사로 발전소 지분 60%를 갖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 발전소를 인수해 내년 1월 필리핀 정부에 반환할 예정인 말라야 발전소를 대체함으로써 향후 한전의 필리핀 발전시장 점유율 10%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퍼스트 필리핀과 협력을 통해 발전소 증설 및 신재생 에너지 등 향후 현지 신규사업 진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1995년 필리핀에 진출한 이래 모두 2218MW에 달하는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200MW 용량의 발전소를 세부에 건설하는 등 필리핀 전력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