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연기금 해외부동산 매각 어렵다

2010-09-28 07:27

최근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는 가운데 연금의 급여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2040년에는 보유자산 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어 단계별 중장기 투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토론회 '국민연금기금 국내외 투자 운용 현황 실태 평가와 향후 방향'에서 연기금 해외투자가 중장기적인 위험성이 고려되지 않아 급여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2040년에는 매각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 원종현 입법조사관은 이날 토론회 발표문 '국민연금 해외투자의 필요성과 제문제'에서 "2060년이 되면 국내외 주요 연기금들이 모두 자산을 유동화시켜 연금 급여로 충당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며 "이때 해외주식ㆍ채권뿐 아니라 부동산을 매수할 상대가 없어 자산가격이 크게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시아 지역 연기금들이 해외투자를 명목으로 선진국의 연기금 자산을 구매해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국민연금이 대규모 급여 지급을 위해 부동산 등 해외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2040년에는 이미 선진국 기금은 모두 소진돼 매각 상대자를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원 조사관은 또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고환율이 지속되던 때 연기금이 부동산을 비롯한 해외자산을 많이 사들이면서 고환율에 일조한 측면이 있다"며 연기금이 투자수익 극대화뿐 아니라 국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연기금은 투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가치가 하락한 해외부동산을 사들였지만, 원화를 팔아 달러로 해외자산을 매수하면서 결과적으로 고환율을 부추김으로써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금운용본부의 고급인력 확보 문제도 지적됐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김우찬 교수는 "임기 2년을 채우고 물러나는 기금운용본부장의 권한이 약화되고 성과급이 적어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전문적인 해외투자에 필요한 우수인력 확보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병덕 선임연구위원은 인력문제와 관련해 "기금운용직이 이직 가능성이 높은 직종을 감안하면 높은 보수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시스템적 개선을 통해 개인 능력 의존도 낮추고 장기적 고용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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