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대 권력 세습체제 성패 김정은 정치적 리더십 달려

2010-09-19 15:46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제3차 북한 노동당대표자회의가 당초 예고된 시점보다 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 이후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4년만에 열리게 되는 이번 당대표자회의는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이 첫 단계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도달했으며, 3대 권력세습 체제가 무난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9ㆍ10월호 '한반도 포커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김일성 후계체제 구축과정을 살펴보면 포스트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현재는 준비단계의 말기에 위치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북한의 후계자 구축 과정을 살펴보면, 김일성은 첫 단계로 1972년 10월부터 1974년 2월까지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정한 가운데 후계자 결정을 위한 내부 명분 확보를 위해 사전 정지작업을 했다.

이어 1974년 2월부터 1980년 10월까지의 후계자 구축단계에서는 후계자를 지명하고 후계자의 혁명업적을 축적했다. 마지막 단계인 1980년 10월부터 1994년 7월까지는 후계체제를 공고화하는 시기였다.

이같은 맥락으로 볼 때 김정은은 이번 대표자회의에서 당중앙위원에 선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당중앙위원회 피선은 당정치국과 비서국에서 핵심 직책을 맡기 위한 절차적 과정"이라며 "현재 상황은 포스트 김일성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1973년에 전개된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밝혔다.

3대를 잇게 될 북한의 세습체제가 북한 주민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받을 지 여부도 관심사다.

최완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철저한 준비 끝에 후계자로서 김일성의 권력을 계승한 김정일도 김일성 사망 후 한동안 권력구도를 재정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념적 논리체계가 아니라 후계자의 정치적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3대 권력 승계체제의 안착 여부는 후계자론보다는 김정은 자신의 정치적 리더십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의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권력집단 내에서 새로운 후계자가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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