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국부펀드, 유로존 채권시장 구원투수되나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채권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재정위기로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그리스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 등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를 대거 매입할 계획이다.
국부펀드 운영주체인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대변인은 "우리는 유로존 주변국들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으며 지난 2분기 들어 매입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보유자산 4500억 달러로 세계 2위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채권시장 부양계획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파드레익 가베이 ING파이낸셜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국부펀드는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국부펀드가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사들이면 투자자들에게 낙관적인 기대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일부 재정위기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등 유로존 주변국 채권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세계 2위 채권펀드 핌코는 최근 대규모 국채 매각을 촉발할 수 있는 그리스의 디폴트 및 채무재조정 가능성을 근거로 유로존 주변국 국채는 경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앤드류 보섬워스 핌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채무를 재조정할 위험이 상당히 크다"며 "이런 위험은 전염성이 강해 다른 유로존 주변국 국채를 매입하는 전략도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는 여전히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국채를 지속적으로 매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이들 국채를 매입하는 데 노르웨이 국부펀드까지 가세하면 유로존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낮아져 자금조달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14베이시스포인트(bpㆍ1bp=0.01%포인트) 떨어진 11.54%,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은 각각 11bp, 6bp 하락한 5.78%, 5.65%를 기록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이날 5개월물 1억5000만 유로, 7개월물 2억5000만 유로 등 4억 유로 규모의 단기국채를 발행했다. 아일랜드는 전날 국유은행인 앵글로아이리쉬뱅크를 분사하기로 해 시장의 우려를 자아냈었다. 그러나 응찰 규모는 5개월물의 경우 발행액의 9.4배, 7개월물은 5.4배를 기록했다.
아일랜드 채권 전문 투자업체인 글라스시큐리티스는 이번 국채 발행이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축소됐지만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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