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물량 줄자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현대엠코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엠코가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그룹 수주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코는 지난 2005년 48위에 불과하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010년에는 19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을 해왔다.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수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현대엠코의 올 상반기 매출은 53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122억원에 비해 13% 정도 줄었다. 연초 제시했던 연간 매출액 1조6000억원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연간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현대엠코의 실적이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엠코의 지난 2008년 실적은 매출액 1조4778억원에 영업이익 765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1조806억원에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급격하게 쪼그라 들었다.
회사는 그룹 물량 비중을 50% 가까이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룹 의존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하겠다는 의미지만 그 만큼 그동안 그룹 의존도가 높았음을 말해준다.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공사와 현대차 해외 공장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더 이상 나올 굵직한 그룹 일감이 없다는 것도 현대엠코가 불가피하게 홀로서기를 강요(?)하는 요인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현대엠코는 지난해 9월 '비전선포식'을 갖고 2015년까지 수주 10조원, 매출 6조원을 달성해 국내 '빅5' 건설사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건축과 토목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택사업을 차별화하는 동시에 해외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향후 1~2년내 플랜트 분야에도 진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문제는 비전 달성을 위해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같은 다양한 사업분야에 서둘러 진출하다보니 내실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엠코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5.7%. 이는 1만개가 넘는 종합건설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 5.5%와 비슷한 수준이다. 30위권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7~8%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하위권이다.
주변 환경도 우호적이지 못하다.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한 미분양이라는 암초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
프랑스 브이그사와 제휴를 통해 추진중인 서울 동북선 경전철 사업도 만만치 않다. 다음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정인 이 사업 컨소시엄에 로템을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주간사인 현대엠코가 건설 실적이 없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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