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빠진 '용산개발' 어떻게 되나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삼성물산이 결국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의 경영권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의 지분 6.4%를 소유한 단순 출자사로 남게 된다.
삼성물산은 31일 "지난 23일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의결한 용산역세권개발(주) 구조개편과 관련된 코레일 및 롯데관광개발 등 드림허브 대주주사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며 "보유 주식 45.1%를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에 양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물산 추천이사 사임과 파견 인원 철수 등 관련 절차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도 이날 자료를 내고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수순이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코레일은 보도자료를 통해 "용산 프로젝트는 이미 국가적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그동안 프로젝트 주관사로서 사업성 타령만 하던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주)의 지분을 양도하고 추천이사를 사임키로 결정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수순이며, 여론과 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을 양도키로 함에 따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당분간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주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는 우선 오는 9월8일 정관변경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자산관리회사 지분이 많은 업체가 권한을 많이 가지면서 발생한 논란거리를 향후에라도 없애기 위해 의사정족수를 5분의 4에서 3분의 2로 바꿀 방침이다.
이어 13일에는 삼성물산이 빠진 용산역세권개발(주) 대표사 자리를 대신할 건설사를 영입하기 위한 투자자 모집공고가 나가고 16일에는 사업설명회가 열린다. 새로운 건설사가 영입이 되면 오는 11월 15일경 지급보증 확약서를 받고 12월 15일 자금을 조달받게 된다.
건설투자자가 새롭게 모집되고 9600억원 규모의 건설사 지급보증과 지분율대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코레일은 오는 2011년 10월께 4조원대의 랜드마크 빌딩에 대한 선매입을 할 계획이다.
예상대로만 되면 드림허브는 계약금과 담보대출 등을 시행사 자금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2012년까지 필요한 자금 8조800억원의 절반가량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드림허브 이사회는 기존 건설투자자에게는 시공물량의 20%를 확정배분하고 나머지 80%는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건설투자자에게 보증비율대로 할당한다는 안을 확정한 상태다.
지급보증을 통한 시공물량 배분은 각 50%씩 2단계에 걸쳐 진행한다. 1단계 지급보증은 기존 건설투자자와 외부 건설투자자를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시키고, 2단계 지급보증은 기존 건설투자자를 대상으로 우선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걸림돌은 없나
코레일은 사업 진척이 없자 삼성물산의 경영권 양도를 전제로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빌딩 매을 제안한 상태다.
코레일이 받아야 하는 땅값은 총 10조5000억원 규모.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땅값을 제대로 받는다면 6조원 정도의 돈이 남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가 해결된다는 설명이다.
이미 납부된 토지대금 1조3561억원 중 지난해 제공된 반환채권 8500억원과 2, 3차 토지계약 유보금 4410억원을 제외한 651억원에 대한 추가반환채권도 받아들여져 드림허브는 오는 9월 17일과 12월 17일 각각 128억원씩인 자산유동화증권(ABS) 이자 지급과 연말까지의 국내외 설계 및 인허가 업무 추진 등 사업재개를 위한 사업비도 충당할수 있게 됐다.
하지만 관건은 삼성물산을 대신할 새로운 건설사가 나오느냐 하는 문제다.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데다 상장 건설사들의 경우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 등의 문제로 지급보증에 선뜻 나서기 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포기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용산개발사업이 사업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다른 건설사들의 참여가 예상대로 쉽게 이뤄질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일부 기업들이 참여에 관해 문의를 하고 있으며 랜드마크 건물 선매입이란 파격적 조건이 제시된 만큼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결국 삼성을 대신한 대형 건설사 영입이 쉽게 이뤄진다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도 다시 탄력을 받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또 다시 난관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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