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어나는 벤츠, 사회공헌 오히려 줄여

2010-08-25 19:32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최근 수년 동안 매출을 꾸준히 늘려 수입차 업계 1위에 오른 벤츠코리아가 사회공헌 비용은 오히려 매년 줄여 온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2005년 매출액 3634억원에서 꾸준히 증가, 지난해는 두 배 가까이 오른 675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그에 반해 기부금은 지난 2007년 5230만원까지 늘었으나 이를 기점으로 2008년 4013만원, 2009년 3020만원으로 계속 줄였다.

지난 2007년 공정위로부터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과 함께 그 동안 1000만원대에도 못 미치는 기부금으로 사회적 여론이 나빠지자 기부금 액수를 일시적으로 늘렸으나 다시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지난해 기부금 3020만원은 매출이 85% 수준에 불과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 6313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벤츠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로 독일 본사(다임러AG)가 영업적자를 맞아 비용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벤츠코리아의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전년대비(80억원) 지난해는 258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벤츠가 한국을 단순한 수익원으로만 생각해 판매에 급급한 반면,  장기적인 시장으로는 바라보지 않는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벤츠코리아 지분 51%를 보유한 다임러AG는 지난 2008년의 6배가 넘는 91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본사로 챙겨 갔다. 지분 49%의 한성코리아의 배당금은 89억2000만원에 이른다. (본지 24일자 1면 참조)

   
 
 
반면 벤츠코리아와 매출 수준이 비슷한 BMW코리아는 지난 수년 동안 매년 1억~1억5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교육용 차량 지원 등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경기자동차고교 등 15개 학교에 연구용 차량 1대씩을 기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수입차 시장이 20%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귄터 제만 베엠베그룹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단순히 판매 성장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한국의 정보기술과 협업하고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한발 더 나아갔다. 국내 법인 설립 이전부터 사회·교통안전·교육·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올 5월에는 수입차 업체 최초로 ‘제6회 한국사회공헌대상’을 받기도 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이래 꾸준히 3000억원 전후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기부금 액수는 2005~2006년 1억원 대에서 지난해 4억6000만원으로 매년 1억원 가까이 늘려 왔다.

수입차의 내수 비중이 지난해 7%를 넘어 10%로 다가가는 만큼 수입차 업체들도 이제 사회공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착한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착한 소비 역시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수입차 시장 역시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이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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