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과점주주 체제 방식으로 민영화 추진

2010-08-23 18:00
KT·포스코 등에 지분매입 요청, 매각주관사 입찰 17곳 참여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분을 매입할 투자자를 직접 물색하는 등 독자 민영화의 길을 걷기로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KT·포스코 등에 민영화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우리은행 거래 기업들을 대상으로도 소수 지분 매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다수의 투자자에게 4~9%의 지분을 쪼개 팔아 과점 주주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투자자들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57% 가운데 30% 가량만 매입하면 우리금융은 독자 경영에 나설 수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이 보유 중인 비씨카드 지분 27.65% 중 20%를 KT에 넘기는 대신 민영화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KT는 비씨카드 지분 인수와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는 별개의 문제로 규정하고, 우리금융 지분 매입 의사가 없음을 전했다.

또 과점 주주체제는 지분 매각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받을 수 없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민영화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대주주가 불분명해 책임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예보는 이날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매각 주관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국내외 증권사 17곳이 제한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현대증권 등 국내 증권사 9곳과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 8곳이 참여했다.

예보는 다음 달 초에 국내 증권사 2곳과 외국계 증권사 1곳 등 3개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주관사가 선정되면 5주간 실사를 진행한 후 10월 말 매각 공고가 나간다.

정부는 내년 초까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상반기 중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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