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배당금 540% 껑충 高價로 본사 배불리기만

2010-08-23 18:35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수입차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간 주식배당금을 둘러싸고 BMW는 '소비자 우선'이고, 벤츠는 '본사 이익 챙기기'에 주력해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벤츠코리아의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보다 주식배당 증가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지난해 배당 증가율은 2008년 대비 무려 540%나 높아짐에 따라, 이익을 바탕으로 차값을 낮추는 데 주력하기보다 배당 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BMW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41% 증가했으나 이익잉여금을 주주들에게 지급치 않아 벤츠의 배당금 챙기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벤츠의 국내 시판가가 미국 판매가 등에 비해 현저히 높아, 이로 인해 발생한 영업이익을 '차량가격 낮추기'나 '사회공헌활동' 등에 투입할 수 있으나 이를 철저히 외면해온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배당금 총액은 지난 2008 회계연도에 28억원, 2009 회계연도에 180억원에 달했다.

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30만원으로 전년 4만7111원에 비해 540%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5432억원에서 6751억원으로 24% 증가한 것과 비교해볼 때 매우 높은 증가율이다.

벤츠코리아의 지분 51%를 보유한 독일 본사 다임러 AG는 지난해 91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한성코리아의 배당금은 89억2000만원에 이른다.

반면 BMW코리아는 이 기간 매출액이 4899억원에서 6929억원으로 41% 가량 늘었지만 이익잉여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벤츠코리아가 이익금을 바탕으로 차값을 낮추는 데 주력하지 않고 독일 본사 '이익 챙기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한다.

벤츠의 국내 시판가격이 경쟁사들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 속에 오히려 배당금 규모는 많은 데 대해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벤츠의 대표 차종 'S63 AMG Long'은 미국 현지 판매가가 1억6300만원(약 13만7000 달러)선 안팎이다. 국내 판매가는 2억4000만원으로 미국 판매가에 비해 50% 가량 높은 편이다.

'S400 하이브리드'의 미국 현지 판매가는 1억원(약 8만8000 달러)인 데 비해 국내에선 1억70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밖에 'E63 AMG' 'C63 AMG' 등 대부분의 미국 판매가가 국내보다 30~40% 가량 저렴하다.

물론 미국보다 높은 세금 장벽으로 국내 수입차 가격이 10% 정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미국보다 세금이 높은 우리나라는 수입차가 미국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국내 수입차는 과다한 광고선전비 등으로 해외 국가들보다 턱없이 비싸다"고 말했다.

실제로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PR 비용은 10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5%에 달한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 현대자동차의 광고선전비(1245억원)와 판매활동촉진비(438억원)를 합쳐도 매출액의 0.5%에 불과하다. 쌍용자동차 역시 1%를 넘지 않는다.

또한 독일 본사가 벤츠코리아에 판매하는 가격 자체를 높게 책정, 이익 극대화에 나선 것도 지적을 받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대다수 수입차량은 각종 선택사양이 대부분 포함된 '풀옵션' 형태로 수입된다.

수입차업계의 한 딜러는 "미국 현지가로 7000만원 내외로 추정되는 차량이 국내에 수입될 경우 1억1000만원 수준으로 세관에 신고되고 있다"며 "옵션이 많아 가격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결국 차량 가격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즉 벤츠코리아는 수입가격을 높여 본사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현지 판매법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수입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수입차업체들의 설명은 공염불에 불과했다"며 "벤츠의 경우 판매량이 늘어나 판매규모가 커진 것과 비례해 이익이나 주주들의 배당금을 더 많이 챙기면서 소비자를 우선 배려하는 자세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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