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태블릿 PC 출시 ‘눈치작전’ 첨예
2010-08-21 06:51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하반기 태블릿 PC가 속속 출시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국내·외 PC업계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PC업체들은 잇따라 태블릿 PC를 선보이겠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있는 반면 글로벌 PC업체들은 철저한 보안속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팩커트(HP) 등 글로벌 PC 기업들이 아이패드 대항마가 될 태블릿 PC를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지만 제품사양 및 출시 시기는 물론, 계획조차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MS는 본사차원에서 태블릿 PC와 관련한 어떠한 계획도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HP도 태블릿 PC와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공개를 꺼려했다. HP 관계자는 “본사에서 태블릿 PC에 대해서 철저한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말해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글로벌 PC업체들이 태블릿 PC 출시 시기 및 사양에 있어 철통보안을 내세우고 있지만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까지 태블릿 PC에 대해 “로드맵상에 없다”, “준비자체도 안되어 있어 본사차원에서 아예 계획이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던 델은 지난 12일 5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 '스트리크'를 출시했다.
한발 더 나아가 델은 “스트리크는 ‘스윗 스팟(Sweet spot)’에 놓인 전략 상품”이라며 “5인치이기 때문에 셔츠에 들어갈 정도로 휴대성이 강하고 기존 스마트폰보다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선전에 열을 올려 그동안 ‘함구령’을 무색케 했다.
글로벌 PC업계의 ‘모르쇠’ 정책과는 달리 국내 PC업계는 연초부터 하반기 태블릿 PC 출시 계획을 속속 발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도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 PC 출시 계획을 이미 밝혔으며 아이스테이션도 내달 와이파이 무선인터넷 지원이 가능한 태블릿 PC 출시를 공식화 했다.
삼성 태블릿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으로 알려졌으며 7인치 LCD가 탑재돼 휴대성을 한층 강조했다. LG 제품은 아이패드와 같은 9.7인치에 최고 사양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스테이션은 애플의 아이패드와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출시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과정이 길어졌지만, 크기와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 등 초소형PC를 출시해 온 유경테크놀로지스도 최근 멀티 터치를 지원하는 초소형 태블릿PC를 출시했다.
이처럼 글로벌 PC업체와 국내 PC업체가 태블릿 PC 출시를 놓고 마케팅 전략이 다른 것은 기업 문화적 차이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PC업체는 큰 로드맵을 그려놓고 그 로드맵 상에서 조용히 진행하고 우리나라는 전략 유출을 최소화 하는 단계에서 어느 정도 사전에 공지해 이를 홍보효과로 연결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이 지난 4월 ‘아이패드’ 출시를 통해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일부 공개를 꺼리는 글로벌 PC 업체들도 철저한 보안속에 제품의 사양, 출시시기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눈치작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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