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美·英·獨·佛 최고 등급 '흔들'…재정개혁 나서라"

2010-08-18 15:22
국채금리상승·인구고령화 대비해야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이 시급하게 재정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최고 국가신용등급을 박탈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이들 4개국이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받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 4개국은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경기부양자금을 쏟아내면서 국채 금리의 상승 잠재력에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인구 고령화로 연금과 건강보험 등 복지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장기적인 위험요소로 꼽혔다.

무디스는 특히 "금융위기는 전 세계 역사를 15~20년 앞으로 감아놓으면서 이들이 향후 처하게 될 재정위기에 대처할 시간도 갉아먹었다"며 "최고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는 시기도 앞당겨졌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4개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세를 탔다.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국채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올 들어 1%포인트 하락했고 영국과 독일 국채 금리도 상당폭 떨어졌다.

문제는 4개국의 국채 금리가 상승반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해소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채권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돼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무디스는 "금리쇼크는 최고 신용등급 보유 국가들의 부채 감당능력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무디스는 아울러 현재보다는 미래의 재정적자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보다 줄어든 노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고령인구를 부양하는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늘어나는 공공부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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