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몸살’에도 러시아펀드 ‘씽씽’

2010-08-16 13:54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펀드 환매 몸살 와중에도 러시아펀드가 나홀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1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는 지난주에 3008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 달 동안은 1조3229억 원이 순 유출됐다. 

하지만 러시아펀드는 탄탄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환매행렬에서 선방하고 있다. 

러시아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6.25%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의 -1.87%와 해외주식형 1.37%를 큰 폭으로 웃돈다. 1년 수익률은 차이가 더 벌어진다. 러시아펀드는 36.90%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의 12.67%보다 3배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개별상품별로 살펴보면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A’가 1년 수익률 40.13%로 최상위에 위치했다. 이 상품은 러시아펀드 중 설정액이 7431억 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7.06%에 달해 연초이후 1032억 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다음으로 하이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하이러시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 1’이 1년 수익률 38.30%로 뒤를 이었다.  이 펀드는 60% 이상을 러시아 관련 주식 및 예탁증서(DR)에 집중 투자하여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이어 KB자산운용의 ‘KB러시아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는 최근 한 달 동안 5.57% 수익률로 연초이후 135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 6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한BNPP봉쥬르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C-w)’ 역시 최근 1개월 동안 5.56%의 성과를 달성했다.

러시아펀드의 강세는 최근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값이 고공행진을 벌인 덕분으로 해석된다. 펀드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의 60%이상이 원자재 관련기업이란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펀드 수익률은 원자재가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김용희 현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러시아는 견조한 성장세 속에 저금리가 유지되며 유동성도 풍부하다”며 “다른 신흥국보다 저평가돼있고 유럽위기 완화로 위험선호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증시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펀드연구원도 “러시아 증시는 세계 경제가 정상화돼 유가가 다시 높아지면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자금 유입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러시아펀드는 구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유입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지난 2006~2007년 코스피가 1800포인트 이상에서 들어온 자금 규모가 약 10조원 이상 남아있어 펀드자금 유출은 지속되겠지만 중장기적 매력이 큰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수익률이 원자재 값에 크게 출렁이는 만큼 분산투자를 권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러시아는 원유에 대한 민감도가 너무 큰 데다 브라질과 중국에 비해 내수기반이 좋지 못하다”며 “러시아에 버금가는 원자재 수출국이면서 내수기반도 좋은 브라질 등에 분산 투자하면 위험 감소와 신흥국 증시 상승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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