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자사주 사는 이유도 가지각색

2010-08-13 11:38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취득은 남다르다. 회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겠다는 뜻인 동시에 향후 시장을 전망하는 남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2일 자사주 2000주를 주당 1만3800원에 매입했다.

이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 2008년 6월 취임 이후 이번이 벌써 10번째다. 현재 이팔성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3만5000주, 매입 평균단가는 1만1400원으로 우리금융의 13일 종가 1만3800원과 비교하면 약 2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의 주인이 아닌 이팔성 회장이 자사주를 취득한 이유는 책임경영.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팔성 회장은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의 주가가 최근 하락하면서 자사주를 추가로 취득했다"며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도 책임경영을 이유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대표적인 CEO다.

그는 지난 5월 27일 자사주 500주를 주당 1만400원씩 장내매수했다. 매입 대금 규모는 520만원이며 보유 주식은 6700주에서 7200주로 늘었다.

최 사장은 2008년 5월 신규 선입시 1000주를 사들인 이후 꾸준히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다만 이 회가 주가는 최 사장 임기 기간 1만4800원에서 1만3800원으로 1000원(-6.75%) 빠졌다. 

그는 6월1일 창립 48주년 기념사에서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2년에는 넘버1 투자은행이 돼 함께 자축하자"고 말했다. 2012년은 최경수 사장이 임기가 만료되는 해이다.

반면 자사주를 단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증권사 CEO들도 많다.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우리투자증권의 황성호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없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주가는 취임 당시 1만7450원에서 1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용호 한화증권 사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28일 이 사장 취임 이후 한화증권 주가는 6280원에서 7610원으로 약 21.17% 가량 상승했다.

이밖에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과 이현승 SK증권 사장도 자사주 매입엔 무관심하다.

한편, 오너가(家) 증권사 경우는 좀 다르다.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은 거의 매일 장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여 아들과 손자에게 계속 증여하고 있다.

윤 명예회장은 지난해 말 206만2638주에서 217만928주로 10만8290주 늘어 현재 14.6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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