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 국민, "중국인은 썩 물러가라"
2010-08-10 14:38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과 앙골라 간 밀월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 간 밀월관계가 깊어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앙골라에서 중국인들이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앙골라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중국과 가장 관계가 친밀한 국가 중 하나다. 중국은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앙골라 내 인프라 시설 건설을 위해 85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등 앙골라와의 돈독한 관계를 국외에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인 노동자가 대거 앙골라 내 유입되면서 중국과 앙골라 간 사이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 것.
전문가들은 앙골라 국민들은 중국계 기업이 현지인을 고용하지 않고 본국에서 데려온 중국인을 고용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앤드류 렁도 "대다수 중국기업들이 자국 노동자를 고용하기 때문에 현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앙골라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앙골라 내 고용된 중국인 수는 모두 7만명. 이들은 거중기나 불도저 운전기사에서부터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는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앙골라 관영매체에 따르면 앙골라 남부에서 건설 중인 모사메데스 철로공사에는 현재 중국인 160명이 동원되었으며, 현지인 수는 겨우 6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시 콜킨 영국 런던대 부설 소아스(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연구조교는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정치적 관계에 의존해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수집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앙골라에서 중국계 기업과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반정부 무장단체는 이미 중국인 노동자와 공장 시설을 주 공격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겉으로는 중국-앙골라 간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앙골라 내 사업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WSJ는 밝혔다.
최근 중국 상무부도 "앙골라에 진출한 중국계 기업이 현지 정부기관의 직권남용, 사법제도 미비, 비싼 세관비용, 현지 기업가의 신뢰성 결핍 등으로 골머리를 겪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르완다 인권기관의 한 관계자도 "중국인에 대한 차별히 확실히 존재한다"며 "자주 현지인들에 의해 구타나 납치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중국인 고용은 중국과 앙골라 정부 간 협의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정부를 두려워하는 현지인들이 대신 중국인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엿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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