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회동 '화합' 이끌어낼까

2010-08-03 18:27
"최소한 의미있는 결과 얻어내야" 양측 의견 조율 본격화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 회동을 앞두고 양측간 조율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3일 알려진 가운데 그동안 정치권의 관심이었던 '화합'을 끌어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은 의미 있는 만남이 돼야 하며, 최소한 (만남의 결과가) 긍정적이고 좋아야 한다"면서 "(회동 이후) 뒷말이 나오거나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전제로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자간 회동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회동 시기는 8ㆍ15 광복절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이 오랜 공백기를 거친 11개월 만의 회동인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선 철저한 사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8ㆍ15 전까지는 여름휴가, 개각, 사면 검토작업, 8ㆍ15 경축사 준비 등을 감안했을 때 일정이 빡빡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동을 통해 두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화합하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양대 주주이면서도 현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삐걱거렸던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최근 여권 내에 부는 화해의 바람을 타고 '데탕트'(긴장완화)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지난 10개월간 갈등이 절정에 달했던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관계는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수정안이 부결된 이후 조금씩 변해가는 분위기다.

우선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정정길 대통령실장 후임으로 3선 의원인 임태희 노동부장관을 임명했다. 임 실장은 박 전 대표와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관계복원'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에 3선의 정진석 의원을 앉힌 것도 박 전 대표와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됐다.

박 전 대표는 무소속 정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지난 2008년 초 "큰 인재를 얻었다"며 환영 논평을 냈고 이후 두 사람은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청와대 인사에 대해 박하게 평가했던 친박측에서조차 "잘된 인사 아니냐"는 평이 나왔을 정도다.

여기에다 '세종시 총리'로 불렸던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29일 공식 사퇴의사를 표명한 것도 데탕트를 점치는 요인 중 하나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 고수론자라는 점에서, 수정안 추진의 실무 총책임자격인 정 총리의 사퇴는 '이명박-박근혜 화합'을 위한 상징적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한때 '정적'으로 평가됐던 이재오 의원이 7.28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데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었던 일부 친박 강경파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은 경쟁자가 아니라 현 정권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한 동반자"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나서야 하는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화합을 통해 당내 주류인 친이(친 이명박)계를 포용할 수 있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들어가지 않겠느냐는 다소 성급한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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