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확대가 민간 소비로'… 상반기 경제성장률 10년來 최고
(아주경제 김유경 고득관 기자)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
한국은행도 놀랐다다.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2%라는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상반기 GDP 성장률은 2000년 상반기 이래 가장 높은 7.6%를 기록했다.
분기별 국내총생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년 4분기 -3.3%를 시작으로 지난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해 3분기 1.0%, 4분기 6.0%, 올 1분기 8.1%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 수출 호조가 민간 경기로 확산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 부문의 호조세가 민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이 국내 경제성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대비로 2분기 18.0%, 상반기 19.2%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0.3%, 하반기 7.2%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한은은 이같은 제조업의 생산 확대가 일반 기계, 금속제품, 자동차 등 수출 관련 업종이 여전히 호조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소비도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민간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민간 소비 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3.2%, 올 상반기 5.0%로 점증하는 추세다.
반면 건설업은 최근의 부동산 경기 위축을 그대로 반영하며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건설업 생산은 주거용 건물 건설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0.5%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전분기 대비 3.4% 줄었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그동안의 수출 호조 효과가 민간 내수로 확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4~5%인 내수 업종의 성장률도 결코 낮은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산업의 성장 동력화 등을 통해 내수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 "아직 확장국면 판단 이르다"
시장에서도 상반기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2분기 GDP가 0.6~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발표된 수치는 1.5%였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전년 동기 대비 뿐만 아니라 전기대비로도 1.5% 늘었으니 상당히 양호한 성장세이며, 생각보다 더 잘 나온 것이 사실"이라며 "수출이 좋았고, 수출 호조로 연계 투자가 늘어난 점이 경제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한은의 경기 분석에 대해서는 상이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 경제가 회복기를 거쳐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 순환 국면은 통상 회복, 확장, 수축, 침체 네 국면으로 분류한다. 즉 현재 경기가 침체기를 지나 경기가 호황기를 맞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에서 확장국면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높은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은이 밝힌 확장 국면의 의미가 단순히 디플레이션을 지난 인플레이션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지금 상황은 디플레인지 인플레인지 불명확하며 향후 경기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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