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스카운트' 이젠 옛말?

2010-07-23 17:51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불신을 점차 해소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기업의 상장공모(IPO)를 실시하는 증권사엔 일주일에 수차례씩 기관들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중국 기업 연합과기가 지난 4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지 1년반만에 감사의견을 제출하지 못해 퇴출위기에 몰렸을 당시, 중국식품포장, 중국원양자원, 차이나그레이트 등 다른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대표는 "이번 연합과기로 인해 발생한 회계문제는 중국의 한 기업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단지 중국기업이란 이유만으로 한국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엔 현대증권의 홍콩이나 싱가포르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한 '한국 상장 중국 기업 투자설명회(IR)'를 열 계획이었으나 냉랭한 반응에 행사 자체가 무산됐다.

이런 냉랭함은 한국거래소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조사에 따르면 기관투자자 42곳 중 64%가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회사에 대한 정보부족(34%)과 회계감사 불신(29%), 예상실적에 대한 불신(17%) 등이 주요 이유였다. 12%는 회사의 실체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현재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과정에 있는 시노머폴리머 같은 대어급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되면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상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 중국기업 IPO 관계자는 "중국 기업은 1ㆍ2차 산업이 주를 이루지만 성장세는 국내 IT 못지않아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시노폴리머와 같은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되면 그간 만연했던 불신감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시노폴리머는 2006년 8월 22일 케이만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중국 내 자회사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제조업체다. 주요 제품은 열가소성 플라스틱(Polyphenylene Sulfide)이다. 4월 결산법인인 시노폴리머는 지난해 5~10월(2009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액 1657억원, 순이익 349억원을 기록했다. 대표주관사는 대우증권이 맡았다.

이 뿐 아니라 기존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스포츠용품 업체인 차이나그레이트 주가는 5월 26일 1940원에서 지난 23일 2230원으로 14.94%나 껑충 뛰었다. 원양어업을 하는 중국원양자원도 5월 7일 6500원에서 23일 8140원으로 25.23% 올랐다.

한국거래소 측은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정보와 소통 부족에서 발생했다"며 지난 5월부터 현지 답사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국내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포럼을 잇달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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