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억제하며 견고한 韓·美동맹 과시"
2010-07-21 19:42
한미 '2+2 회담' 공동성명 뭘 담았나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한ㆍ미 양국이 21일 '외교ㆍ국방장관(2+2)' 회의를 통해 내놓은 공동성명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동시에 양국의 견고한 동맹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두 가지 목적에 중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며 북한의 핵포기를 촉구하는 한편 '천안함 침몰' 사건의 배후를 북한으로 명시함으로써 재도발 의지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이 성명서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행위에 대해 언급한 '심각한 결과'는 강도높은 군사적 응징이나 보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ㆍ미 간의 견고한 동맹을 재확인하고 향후 동맹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것 역시 대북 억지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명은 지난 60년간의 양국 동맹과 관련,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켜왔으며, 동맹협력을 양자적, 지역적, 범세계적으로 지속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ㆍ미동맹을 동북아 안보의 '안전판'으로 활용하면서 지역안보를 비롯한 세계적인 평화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이 향후 수개월간 남한의 동ㆍ서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연합 방위태세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면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전략동맹 2015'로 대변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에 대한 후속 협의는 연합방위의 틀과 동력을 유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갖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때문에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한 대북 정책기조는 앞으로도 '압박'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성명서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촉구와 재발방지를 강한 어조로 피력하고 있다.
성명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되돌릴 수 없는 분명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면서 6자회담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이 최근 제기한 '6자회담' 문제를 직접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모면하고 국면전환을 꾀하려는 북한의 의도에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 "북한이 가능성있는 노력을 하고 6자가 모두 합의를 하면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할 수 있지만 지금 북한이 비핵화를 하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또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인권문제를 거론하면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주민들의 인권상황과 생활수준을 개선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혀, 인권카드를 통해 북한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양국의 이같은 대응은 천안함 사태 이후의 국면을 출구전략으로 옮겨가기보다는 북한의 태도를 예의주시하며 방향을 정하겠다는 전략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출구전략은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양국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및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포함한 지역협력체제 내에서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상호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서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문제는 구체적인 결과물이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비준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국간 '뜨거운 감자' 격인 원자력협정 문제도 개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점이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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