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붐'은 없어도 상장 줄서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한동한 주춤했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달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을 포기했던 스팩들의 재상장도 추진될 전망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스팩은 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설립하는 명목회사(페이퍼컴퍼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KTB스팩'은 8월 중으로 재상장을 추진키로 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안정을 회복해 내달 중으로 재상장을 추진키로 결정했다"며 "투자자 원금보장을 강화를 위해 공모자금 예치비율을 기존 97%에서 100%로 높였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상장을 철회한 지 2개월만이다. 당시 유럽발 금융위기와 북한 리스크가 연달아 터지면서 스팩 중 처음으로 수요예측 경쟁률이 1대1에도 못 미쳐 상장을 포기했다.
앞서 상장을 철회했던 한국투자신성장1호스팩도 이르면 8월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그로쓰알파스팩은 하반기 중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스팩들이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실시한 스팩 청약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다. 지난 2일 5번째 스팩으로 상장한 신영해피투모로우제1호스팩은 지난 6월말 7대1의 경쟁률로 공모청약에 성공했다. 이어 9일 상장한 한화SV명장제1호스팩도 앞서 실시된 공모 청약에서 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쾌재를 불렀다.
새로운 스팩의 상장 계획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6일 이트레이드1호스팩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HMC아이비제1호스팩, 키움제1호스팩, SBI앤솔로몬드림스팩, 부국퓨쳐스타즈스팩, 하나그린스팩 등이 상장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로써 올 연말이면 10개가 넘는 스팩이 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관들의 소외에 스팩 상장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한화스팩은 지난달 24~25일 실시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참여율이 77.6%에 그쳐 미달됐다. 총 공모주식 4000만주 중 80%(320만주)를 배정받은 기관이 248만4000여주 신청에 그친 것. 참여기관도 15곳으로 적었다. 이에 기관의 몫이 62.1%로 줄고, 일반투자자 배정물량은 37.9%(151만6000주)로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단계인 데다 아직 성공사례가 없어 스팩은 기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스팩들이 비슷한 시기에 상장되는 것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볼때 썩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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