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보험 전성시대] 은행권, 방카수수료 증가 '반색'

2010-07-21 11:41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보험업계의 저축성보험 판매가 급증하면서 은행 방카슈랑스 영업도 덩달아 신바람을 내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실적은 2조원 가량으로 전년 동기보다 83% 늘었다.

저축성보험 판매가 늘면서 보험사로부터 받은 수수료수익도 증가세를 보였다.

올 1분기 국민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이익은 341억원으로 전분기(307억원)보다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86억원에서 221억원으로 18.8% 급증했다.

우리은행도 9% 증가했고 하나은행도 8.5% 늘었다.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은행 방카슈랑스 실적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금융위기 여파로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저축성보험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가 저축성보험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이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보다 훨씬 높아 고객 자산이 쏠리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올 상반기에 유난히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2010회계연도 1분기(2010년 4~6월) 신계약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9%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은 은행 영업점을 통한 방카슈랑스 비중이 상당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점과 설계사 규모가 대형사에 비해 열악한 중소형 보험사들이 은행 영업점을 판매 네트워크로 활용하고 있다"며 "은행에서만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전용상품을 내놓거나 은행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올리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축성보험의 인기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그 동안 지속된 저금리 기조가 깨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 시중금리가 오르고 은행 수신금리도 함께 인상될 경우 저축성보험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질 수 있다.

은퇴세대가 급증하면서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저축성보험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이 전체 방카슈랑스 실적에서 저축성보험보다 연금보험의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그 동안 금리가 워낙 낮아 저축성보험을 찾는 고객이 많았지만 금리 정상화가 이뤄지면 연금 상품이 자연스럽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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