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해외M&A사후관리에 힘쓰라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기업은 자원 분야에서 최근에 금융업·유통업에 이르기까지 해외 M&A 시장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기업이 M&A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선 '성사' 자체에 자축하기 보다는 ‘포스트 M&A’과정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칭커(淸科)연구센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기업의 해외 M&A 건수는 30개. 2009년 하반기 25건에 이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M&A 규모도 66억7700만 달러에 달해 전년 상반기(25억8182달러)에 비해 무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에너지기업이 성사시킨 해외 M&A 건수는 총 11건, 규모도 54억9800만 달러에 달해 전체 액수의 82.3%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의 97.3%에 비하면 훨씬 줄어든 수치다.
중국기업들도 각국간 전략적 쟁탈전이 치열한 자원 분야에서 차츰 금융업·유통업 등 분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핵심기술 및 브랜드 확보와 해외사업 확장이 M&A의 주된 목표가 되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의 볼보 인수, 중국 온라인게임업체 샨다(盛大·Shanda)의 미국 온라인 게임업체 모치미디어(Mochi Media) 인수, 중국 공상은행의 태국 ACL은행 인수가 대표적 예다.
얼마 전 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모 민간 유통업체가 이태리 명품브랜드 프라다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매체에 보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기업의 해외 M&A 열풍에 대해 독일 지멘스 그룹 M&A 사업부 한 임원은 “중국 기업들 대부분은 '싼 값'의 M&A 매물에만 눈독을 들인다”면서 “사업전략이나 경영조직 등 중요한 문제는 오히려 간과한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M&A 성사가 아니라 M&A 성사 이후의 기업통합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과거 IMB PC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중국 레노보는 상당 기간 진통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자동차 인수 당시부터 노조와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불협화음을 내다가 결국 쌍용자동차 재매각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맺기도 했다.
류촨즈(柳傳志) 레노보 회장은 "인수합병 후 가장 큰 어려움은 문화적 차이"라며 "특히 중국기업이 서양기업을, 혹은 저가 브랜드가 고가 브랜드를 인수할 때 조화롭게 두 회사를 통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aeinsu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