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민지 기자) LG생활건강(대표이사 차석용)은 전 현직 직원이 세운 거래업체에 수년간 수십억원대의 납품을 ‘밀어 주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해당직원만 퇴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비리의 몸통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지난 5월 LG생건 자체 감사 결과, 내부 직원의 납품 비리사건을 적발했다. LG생건은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해당업체와 거래를 중지하고, 연루자인 직원이 사직서를 내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개 직원 혼자서 특정업체에 물량을 수년간 밀어주기가 가능하냐는 점이다. LG생건의 협력업체 선정은 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직원은 부인 명의로 지난 2006년 8월 A사라는 상품 포장재 제조·납품업체를 설립해 백화점과 LG생건 등에 납품을 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직원은 자신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LG생활건강의 협력업체로 지정, 판촉품 및 부자재 등을 밀어주기 식으로 공급토록 했다는 사실이다.

A사는 명목상 이 직원의 부인 명의이기는 하지만 이전에 LG생활건강에서 근무하다 그만둔 전 직원의 부인과 동업해 관리·운영돼온 회사였다. 이들이 LG생활건강과의 거래를 통해 수년간 올린 매출이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생건 측은 이번 감사에서 이를 적발,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A사를 협력업체에서 제외시켰다.

LG생활건강 측은 “내부직원이 설립한 회사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협력업체로 선정한 뒤 물량을 밀어준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나 즉각 해당업체와 거래를 중지하고 해당 직원은 사표 처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회사 안팎에서는 “해당직원을 파면해야할 사안인데도 사직서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은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몸통의 실체를 밝히는 조사가 있어야 이 사건의 진상이 모두 밝혀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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