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오일뱅크 분쟁 승소…IPIC 항소 검토

2010-07-09 15:38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현대중공업이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와의 현대오일뱅크 지분인수 소송에서 국제중재재판소에 이어 국내법원에서도 승소했다.

하지만 IPIC 측도 항소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 품으로 돌아오기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 (부장판사 장재윤)는 9일 "IPIC측은 국제상공회의소(ICC)가 2009년 11월에 보유주식 전량을 현대 측에 양도하라고 한 중재판정을 이행하라"고 판결하고, 원고인 현대 측에게는 이번 판결의 가집행도 허가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현재중공업은 IPIC측의 항소여부와 상관없이 7월 중 IPIC측의 현대오일뱅크 주식 1억7155만7695주(70%)에 대해 주당 1만5000원 씩 산정, 총 2조5734억원의 매수대금을 지급하는 등 경영권 확보를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IPIC도 반발도 거세다.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우리의 공로가 무시돼 아쉽지만 법원의 판결문 내용을 신중히 검토한 후 항소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지난 2002년 파산위기에 처한 현대오일뱅크를 회생시키고 2004년 이후에 경이적인 매출을 창출하는데 기여했다"며 "그러나 IPIC는 앞으로도 현대오일뱅크가 안전, 환경문제, 경영효율 등 각 분야에서의 실적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들에 대해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도 IPIC의 반발을 예상이나 한 듯 추가적인 법적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보여준 IPIC측의 행태로 볼 때, 이번 판정에도 IPIC측이 고의로 주권인도를 하지 않고 버티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며 "IPIC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따른 선의의 피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끝까지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IPIC은 지난 1월 "IPIC가 보유한 주식을 현대 측이 위임하는 집행관들에게 인도하라"는 가처분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았으나 이에 불응하고 현재까지도 주권의 소재지를 감춰오고 있다.

또한 IPIC는 모든 분쟁은 국제중재재판소의 판정에 따르겠다고 현대측과 주주간 협약을 맺었으나 현대측에 주식을 인도하라는 국제중재재판소의 판정을 무시하고 2010년 3월 약 623억원의 배당금을 주총에서 배당받으려다 현대중공업이 제기한 의안상정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임으로써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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