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둘째주 화제의 책 '킹핀'

2010-07-07 17:58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어느 날 한 노인의 집 앞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놀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매우 거슬렸다. 당신이 그 노인이라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결책은 ‘여기서 놀지 말라’고 무섭게 소리지르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노인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돈을 줬다. 명목은 ‘노는 소리가 듣기 좋으니 더 크게 떠들며 놀아달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더 크게 떠들며 놀았다. 노인은 다음날에도 돈을 줬다. 대신 어제보단 적은 돈이었다. 이런 식으로 매일 돈을 줄여나가던 노인은 아이들에게 더 이상 놀아주는 대가를 지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돈을 주지 않으면 더 이상 여기서 놀아줄 수 없다’며 노인이 집 앞을 떠났다.

노인은 단지 ‘아이들이 집 앞에서 시끄럽게 노는 것이 문제’라고 정의했다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이다. 노인은 마음껏 놀고 싶은 아이들의 욕구를 읽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내 집 앞에서 놀고 싶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해답’라고 정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용하게 지내고 싶은 자신의 욕구도 만족 시킬 수 있었다.

책은 문제를 창의롭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문제 정의에 따라 해결책이 크게 달라지기때문이다. 관찰과 분석을 통해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아사히맥주 히구치 사장은 ‘맛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기름진 음식에 적합한 ‘수퍼드라이’를 만들어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목표에 대한 지름길이 달라지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지식의 수준에는 여러가지가 있어 사람이 감각을 통해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은 지혜라고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어떤 약초가 어떤 병에 효험이 있다는 사실만 알 뿐 ‘왜’ 그런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에서 볼 때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먼저 제기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본질에서 벗어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인 킹핀이란 볼링게임에서 10개의 핀을 모두 쓰러뜨리는 급소가 되는 핀을 말한다.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치려면 앞에 보이는 1번 핀이 아니라 1번핀과 5번 핀, 또는 1번핀과 3번핀 사이를 노려야 한다. 문제와 전략을 모르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높은 성과를 올리기 힘들다. 즉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려면 체계적인 업무 진행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할 ‘킹핀’을 찾아야 한다. 킹핀의 실행 솔루션에는 △위기를 선언하라 △문제에 이름을 붙여라 △보이는 문제로 만들어라 △킹핀을 잡아라 △임계점을 자극하라 등이 있다. 이 책을 통해 킹핀의 결정적인 단서와 전략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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