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 '뇌관' 터지나…산업계 하투 '초읽기'
2010-07-07 07:43
-금속노조 중심 강력 반발..현대기아차,GM대우 등 실력행사 시사
-대우조선, 하이스코, 도시철도 등 민간기업은 물론 공기업까지 가세 조짐
-재계, 더블딥 등 경제 악재 산적..파업 피해야 한다 공론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제도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이를 무력하기 위한 노동계의 움직임이 하투(夏鬪)와 맞물려 구체화 되고 있다.
특히 금속노조는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대ㆍ기아차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한 투쟁에 집중할 계획이어서 재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최근 '긴급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7일부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합의하지 못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번 파업은 타임오프제 시행 일주일 만에 금속노조가 전국적으로 벌이는 첫 실력행사여서 올해 노동계의 투쟁 수위와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핵은 기아차다. 노사가 타임오프제 시행을 둘러싸고 가장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타임오프제 시행으로 기아차 노조는 전임자 수를 기존 181명에서 19명으로 줄여야 한다.
사측은 지난 1일 기존 노조전임자(임시 유급 전임자 53명 포함) 중 현업에 복귀한 30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204명에 대해 무급 휴직 발령을 냈다. 기아차 노조도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해 놓고 파업 시기를 조율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 노조는 7일 예정된 부분파업에 동참키로 결정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내부 논의 절차에 있지만 파업 동참이 확실히 되고 있다.
이밖에 GM대우ㆍ대우조선해양ㆍSTX조선해양 등 금속노조 산하 노조들이 타임오프제 시행을 둘러싸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파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공기업도 '타임오프제 무력화'를 내세운 올해 하투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지난 1일 이미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타임오프제라는 불씨로 노동계의 하투가 불타오르면서 재계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기류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 국내 경기 둔화 및 세계 경제의 더블딥 우려 등 대내외 악재가 산재해 있어, 타임오프제로 촉발된 노동계의 하투가 국가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용이 전국경제인연합회 노사정책 팀장은 "노동계가 타임오프제를 무력화하는 것은 법을 지키지 말자고 하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히 불법파업"이라고 단정했다.
이어 "무조건 파업에 돌입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다"며 "기아차의 경우 노조가 불법파업을 진행하면 현재 잘나가는 경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등 산업계의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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