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10-06-28 09:11
집 밖에서 피우는 담배 해롭긴 마찬가지 ... 한림대의료원 백유진 교수팀 연구


흔히 집밖에서 피우는 담배는 가족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흡연자가 많다. 하지만 아빠들이 집밖에서 피우는 담배도 집안에서 피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팀(공동연구 국립암센터 진단의학과 이도훈, 봄빛병원 김성수)은 임신한지 35주된 비흡연 임신부 896명을 대상으로 모발니코틴 검사와 배우자의 흡연 행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임신한 아내에게 미치는 간접흡연의 영향이 집밖에 나가서 흡연을 해도 실내에서 흡연하는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흡연을 하지 않는 경우(416명) 임신부의 모발에서 검출된 니코틴양은 0.33ng/mg에 불과했다.

그런 실내에서 흡연하는 경우(245명, 0.58ng/mg)와 실외에서 흡연하는 경우(235명, 0.51ng/mg)의 니토틴 검출량은 별차이가 없었다.

‘Tobacco control’ 2010년 5월 2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된 이번 연구결과는 금연만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애연가들의 고심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담배 연기만 조심하면 된다? … 3차 흡연도 위험

금연이 사회적 화두로 제기되면서 점점 부각되고 있는 것이 간접흡연, 즉 2차 흡연이다. 자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흡연자에게 근접해있다는 이유만으로 담배연기의 피해를 입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간접흡연의 폐해에 대해 인식이 있는 사람도 대부분 담배연기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흡연의 부산물은 연기와 입자라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담배연기만 피한다고 능사는 아닌 것이다. 담배의 독성 입자들이 피부, 모발, 옷, 카펫 또는 흡연자의 차량 내부에 입자 형태로 묻어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냄새나 접촉을 통해서 제3자에게 전달된다. 이것이 이른바 3차 흡연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3차 간접흡연이 담배연기를 통한 간접흡연과 크게 다를 바 없음을 보여준다. 외부에서 흡연을 하고 들어온 사람과의 접촉으로 피부에 묻은 각종 발암물질들이 체내로 흡수되어 건강에 영향을 받게 된다.
 

◆ 간접흡연 노출 정도에 상관없이 건강상 위해 커 
   
 
 

간접흡연의 양은 적더라도 건강상 위해는 매우 크다. 간접흡연자의 니코틴 대사산물인 혈장 코티닌은 직접흡연자의 1/1000에 불과하지만, 혈관 내 염증물질은 흡연이 일으키는 수준의 30~50%에 해당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간접흡연에 따른 목동맥 경화 정도는 직접흡연의 40%에 해당된다고 한다. 즉, 담배연기나 입자에 인체허용의 안전한 한계는 없으며 극미량의 담배성분이라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단순히 연기만을 감춘다고 해서 가족에게 흡연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가족을 사랑한다면, 특히 임신부나 태아와 같이 독성 성분에의 노출을 극도로 차단해야 하는 경우라면, 무조건 금연하는 것이 최선이다.
 

◆ 간접흡연 노출 임산부 유산확률 1.67배 높아져 

   
 
 

특히 임산부의 간접흡연은 태아에게 여러 가지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 우선 담배연기 속에 있는 니코틴이 태반혈관을 수축시켜 태아의 발육에 필요한 산소의 공급을 제한한다. 또한 담배연기 속에 있는 일산화탄소(CO)가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저산소 상태를 악화시키는 한편, 연기 속의 여러 화합물이 태아에게 전달되어 발육에 지장을 초래한다.

그 결과 분만 후 신생아의 체중이 약 40~80g 정도 감소하고, 영아의 호흡기 감염과 천식 증가, 뼈나 심장․혈관 발육의 저하, 소아 암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해외 연구에 의하면 간접흡연에 노출된 임산부는 비노출 임산부에 비해 1.67배 유산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임산부는 흡연경력이나 임신기간의 길고 짧음을 떠나서 자신과 태아의 건강보호를 위해서 배우자의 실내흡연을 허용해서는 안 되며, 임산부가 있는 가정에서는 임산부의 간접흡연 방지를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실험방법 믿을 수 있을까?

담배연기의 발암물질 등 독성물질은 니코틴 외에 수천 가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니코틴 흡수량과 타 독성물질의 흡수량은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어 담배에 특이적으로 함유된 니코틴과 그 대사산물을 주로 측정하는 것이다.

백유진 교수는 "모발니코틴 검사는 인체에서 채취 가능한 검체 중에서 가장 장기간의 흡연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모발은 1일 0.35~0.4㎛ 정도씩 자라므로 한달이면 1~1.2cm, 일년이 넘어야 12cm 정도 자란다"며 "따라서 모발 내의 니코틴은 모발의 성장기간 동안의 혈액 내 농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장기간 노출력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