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첫 16강, 국내 기업들도 함박웃음
2010-06-24 08:10
(아주경제 이하늘ㆍ김형욱ㆍ김병용 기자) 무단전재 배포금지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원정 경기 최초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서 관련 마케팅을 펼쳐온 기업들도 호재를 맞았다.
특히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ㆍ기아자동차는 16강 진출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현대ㆍ기아차 '독주'…아이폰 활용 마케팅 '눈길'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얻을 광고효과는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기아차 기업로고는 A보드를 통해 경기당 평균 13분가량 노출된다. 이번 월드컵을 TV로 시청하는 사람은 연인원 약 400억명에 달한다. 재방송·하이라이트 방송을 통한 브랜드 노출을 더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현대·기아차가 이번 월드컵에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한 금액은 대략 3000억∼50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기아차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투자금 20배가량의 광고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ㆍ기아차의 독주 속에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활용한 경쟁업체들의 월드컵 마케팅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GM대우는 지난 4월 부산모터쇼에서 미디어 행사를 아이폰으로 생중계하며 관심을 모았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 1월 뉴 SM5 출시에 맞춰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앱과 모바일 웹을 선보였다.
수입차 업체들도 '아이폰 열풍'에 편승했다. BMWㆍ폴크스바겐ㆍ벤츠ㆍ푸조ㆍ닛산은 각각 아이폰 앱 무료 배포를 통해 차량 정보는 물론 동영상·게임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 밖에 인피니티는 지난달부터 아이패드용 잡지도 선보였으며, 폴크스바겐은 소셜네트워크인 트위터를 직접 운영해 고객과 직접 소통의 장에 나선 상태다.
온라인 마케팅사 코마스인터랙티브의 정인식 대표는 "마케팅 시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 스타' 마케팅도 활발
삼성전자는 월드컵을 공식 후원하지 않고 있지만 박지성ㆍ박주영ㆍ이청용 등 유럽파 삼인방을 3D TV 광고 모델로 선정함으로써 공식 후원사에 버금가는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들 세 선수는 조별 예선 3경기에서 각각 한 골씩을 넣으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월드컵 시즌 이후 삼성전자의 3D TV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3D TV는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2만대가 판매됐지만 6월 2주 현재 2만6000만대가 판매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5월 중순까지 27만대였던 판매량이 한 달 만에 45만대로 크게 늘며 국내외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TV 광고 모델들의 맹활약으로 국내 시장에서 삼성 3D TV에 대한 고객들의 호감이 크게 늘었다"며 "국가대표팀이 조별 예선을 통과한 만큼 삼성 3D TV의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후원사인 KT는 코엑스 거리응원 지원 등 국내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킴으로써 '월드컵=KT'라는 공식을 강화했다. 특히 KT는 황선홍 등 지난 국가대표 선수들을 광고 모델로 삼고, 광고를 통해 공식 응원가를 널리 알림으로써 거리 응원에 활기를 넣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KT 관계자는 "박주영 등 주요 선수들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어 거리 응원 현장에 배포하고 11개 거리 응원장소에 와이파이 망을 구축했다"며 "축구 국가대표팀 후원과 기리응원 지원 등을 통해 국민 통신 기업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어 박지성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GS칼텍스, 이영표의 외환은행 등 대표팀 주축 선수를 모델로 삼은 기업들도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월드컵 특수 등으로 치킨·피자 등 배달 업종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국가대표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매출이 평균 40~50% 상당 증가했다.
특히 이들 배달 업종은 소자본 창업주들이 대부분이어서 서민경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팀이 승전을 거듭할수록 이들의 매출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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