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펀드' 수익률 높지만…'브릭스펀드' 상대 안돼

2010-06-11 15:57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동남아와 브릭스(BRICs)에 투자하는 펀드가 고수익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동남아펀드보다 브릭스펀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남아펀드는 10일까지 1년 동안 15.44%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9.3%에 그친 브라질펀드(브릭스펀드)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실적을 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출구전략 시행 우려로  세계 주식시장이 고전하고 있으나 동남아·브릭스 증시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 신흥국이 집중 포진한 이 지역은 공격적 경기부양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동남아펀드는 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에 투자한다. 브릭스펀드 주요 투자처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이다.

수익률 상위 5위권에 드는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동남아펀드는 4개나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위권에서도 동남아와 브릭스펀드는 8개나 포함됐다.

싱가포르, 인도네이사 등 아세안지역 상장주식에 신탁재산의 60% 이상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아세안셀렉트Q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가 21.93%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투자인니말레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과 '한국투자인니말레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 'NH-CA인도네시아포커스증권투자신탁[주식]Class A'가 각각 14.66%, 14.31%, 13.86%로 3,4,5위에 나란히 올랐다.

브릭스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는 '삼성글로벌베스트동남아시아증권자투자신탁 2[주식](A)'와 '삼성인디아2.0증권자투자신탁 2[주식](Cf)' 등이 각각 연초이후 9.56%, 7.99% 수익률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동남아 지역은 철강, 니켈, 휘발유 등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이 큰 수혜를 입었다.

브릭스 국가 중에선 러시아펀드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러시아펀드는 1년 수익률 24.15%로 해외펀드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펀드 낙폭이 컸던 러시아 증시가 최근 들어 뒤늦게 회복된 영향이다. 인도펀드(22.49%) 브라질펀드(18.49%) 등도 해외펀드 평균 9.84%의 두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가 상승에 따라 동남아펀드가 좋은 성과를 나타냈지만, 한편으론 이들 국가들은 원자재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다소 투자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측면에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진정되면 브릭스펀드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특히 브릭스 4개국 중 외국인 투자비중이 60~70%에 이르는 인도에 대한 글로벌 시각이 좋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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