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유있는 선방'…"내년엔 2500 갈 것"
2010-06-08 16:53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미국과 유럽 증시 하락에도 국내 증시가 선방에 성공하면서 헝가리 악재와 미국 경기둔화 우려를 털어내고 있다.
증권가는 국내 기업의 호실적과 더불어 실적 대비 낮은 주가가 국내 증시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엔 22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2%(13.51포인트) 오른 1651.48을 기록했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1.16% 떨어진 9816.49로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 범유럽 지수인 다우존스 스톡스600 역시 전일대비 1.82포인트(0.74%) 내린 242.71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는 국내 기업 실적 호조가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거나 반대로 주가가 내려가면 투자 매력은 커진다"며 "현재 국내 증시는 이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224곳의 순이익은 1분기 약 19조6000억원에서 2분기 22조1000억원, 3분기 22조2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유로화 약세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도 수출주(株)에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환율은 지난 4월 1100원대으로 떨어지면서 전기전자(IT)ㆍ자동차 등 수출업종 수익성에 부담이 우려됐지만 불과 한 달 여만에 다시 1200원대로 복귀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외국인은 전날 2657억원 순매도에 이어 이날 2336억원을 팔아치웠지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됐던 5월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달 7일 외국인은 하루동안 무려 1조245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5월 초에는 재정위기 초기 국면에선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결국 재정위기라는 해묵은 악재에 투자자들이 익숙해지면서 본연의 매력들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증권사 눈높이도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다.
신영증권은 안정적인 기업 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가 올 하반기엔 1900선, 내년 상반기엔 22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증시 진입, 중국 내수 확대의 수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계기로 장기 강세장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1600선 아래로 내려간다면 오히려 욕심을 부릴 만한 진입 기회"라고 조언했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랠리를 펼쳐 내년에는 2500선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 기업의 순이익이 올해와 내년 각각 89조원과 96조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기업이익 창출이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크게 높이는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라며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 배수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내년 2500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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